"배열공간의 강한 무질서 되틀맞춤무리"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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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원래 제목은 더 깁니다. 걍 다 써보면 "Non-equilibrium dynamics of disordered systems: understanding the broad continuum of relevant time scales via a strong-disorder RG in configuration space(무질서 시스템의 비평형 동역학: 배열공간의 강한 무질서 RG를 통해 유효한 시간규모의 넓은 연속성을 이해하기)"입니다. [http://www.iop.org/EJ/abstract/1751-8121/41/25/255002 2008년 <저널 오브 피직스 에이(JPA)>에 실린 논문]입니다. | ||
+ | [http://exactitude.tistory.com/search/sdrg 강한 무질서 되틀맞춤무리(SDRG)]는 올해 초에 제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SDRG는 실공간 위에서 적용된 것인데 반해, 오늘 소개할 논문에서는 배열공간(configuration space; 상태공간과 같은 의미)에 대해 SDRG를 적용하고자 합니다. 특히 접촉 과정에서 입자의 복제율, 소멸률이 각 위치(자리)마다 다른 걸 '무질서한 접촉 과정(DCP)'이라 하는데 여기에 실공간 SDRG를 적용한다는 건 복제율이든 소멸률이든 그 중 가장 큰 값을 갖는 '자리'를 골라 없애기를 되풀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골라 없애기'는 영어로 decimation이라는 말을 쓰는데, 한글로 뭐라고 옮길까 하여 [http://engdic.daum.net/dicen/contents.do?query1=E300410 다음 사전]을 찾아보니 "(특히 고대 로마에서 처벌로서) 열 명에 한 명씩 제비 뽑아 죽이다"라는 뜻이라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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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에 반해 배열공간 또는 상태공간에서는 그 상태로부터 다른 상태로 전이하는 전이율의 합인 바깥전이율(exit rate)이 높은 '상태'를 골라 없애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건 시간이 충분히 흐르고나서의 동역학이므로 바깥전이율이 높아서 그 상태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은 상태들을 차례로 골라 없애면 된다는 겁니다. 아이디어는 간단하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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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식을 이용해서 좀더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으뜸 방정식을 다음처럼 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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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th>\frac{dP_t(C)}{dt}=\sum_{C'}P_t(C')W(C'\to C)-P_t(C)W_{out}(C),\\ W_{out}(C)\equiv\sum_{C'}W(C\to C')</math>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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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깥전이율 W<sub>out</sub>(C)가 최대인 배열 C를 찾고 이걸 C<sup>*</sup>라고 부르며 이 상태의 바깥전이율을 W<sup>*</sup><sub>out</sub>이라고 합니다. 이 논문에서는 전이의 방향이 양방향이라고 가정하므로, C<sup>*</sup>에서 C<sub>i</sub>로의 전이율이 0보다 크다면 C<sub>i</sub>에서 C<sup>*</sup>로의 전이율도 0보다 크다고 가정합니다. C<sup>*</sup>를 골라 없애고나면 C<sup>*</sup>와 관련된 전이율들을 새로 써야 합니다. C<sup>*</sup>와 연관된 두 개의 서로 다른 배열 C<sub>i</sub>에서 C<sub>j</sub>로의 전이율은 다음처럼 새로 씌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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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th>W^{new}(C_i\to C_j)=W^{old}(C_i\to C_j)+W^{old}(C_i\to C^*)\cdot\frac{W^{old}(C^*\to C_j)}{W^*_{out}}</math>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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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C<sub>i</sub>의 바깥전이율 역시 새로 씌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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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th>W^{new}_{out}(C_i)=\sum_CW^{new}(C_i\to C)\\=W^{old}_{out}(C_i)-W^{old}(C_i\to C^*)\cdot\frac{W^{old}(C^*\to C_i)}{W^*_{out}}</math>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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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면, C<sub>i</sub>에서 C<sup>*</sup>로 전이되었다가 다시 돌아옴으로써 바깥전이율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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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어떤 배열에 머무르는 시간, 즉 그 배열로부터 빠져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는 의미에서 장벽(barrier)을 도입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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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th>B_{out}(C)\equiv -\ln W_{out}(C)</math>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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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깥전이율이 높은 배열들을 하나씩 없애다보면 바깥전이율이 낮은 배열들만 남을 거고, 다시 말해서 장벽이 높은 배열들만 남을 겁니다. 그러한 배열들의 장벽의 분포는 골라 없애기를 할수록 점점 넓어지는데요, 이게 바로 무질서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무한 무질서 고정점(IRFP)에 해당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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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논문에서는 위 결과를 적용한 예로 2차원 랜덤 매질의 방향성 있는 중합체(directed polymer in 2d random medium) 모형을 이용합니다. 어쨌든 결과가 기대한대로 잘 나온다네요. 그런데 위 방법을 적용하려면 모든 배열 사이의 모든 전이율을 계속 계산해줘야 합니다. 배열의 개수는 시스템 크기에 대해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므로 매우 큰 시스템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도 기껏해야 길이가 9이고 각 자리의 상태가 2인 경우, 즉 배열의 개수가 512개인 경우에 대해서만 계산했습니다. | ||
+ | [[분류:통계물리]] | ||
+ | [[분류:비평형 통계물리]] |
2020년 12월 28일 (월) 03:14 기준 최신판
사실 원래 제목은 더 깁니다. 걍 다 써보면 "Non-equilibrium dynamics of disordered systems: understanding the broad continuum of relevant time scales via a strong-disorder RG in configuration space(무질서 시스템의 비평형 동역학: 배열공간의 강한 무질서 RG를 통해 유효한 시간규모의 넓은 연속성을 이해하기)"입니다. 2008년 <저널 오브 피직스 에이(JPA)>에 실린 논문입니다.
강한 무질서 되틀맞춤무리(SDRG)는 올해 초에 제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SDRG는 실공간 위에서 적용된 것인데 반해, 오늘 소개할 논문에서는 배열공간(configuration space; 상태공간과 같은 의미)에 대해 SDRG를 적용하고자 합니다. 특히 접촉 과정에서 입자의 복제율, 소멸률이 각 위치(자리)마다 다른 걸 '무질서한 접촉 과정(DCP)'이라 하는데 여기에 실공간 SDRG를 적용한다는 건 복제율이든 소멸률이든 그 중 가장 큰 값을 갖는 '자리'를 골라 없애기를 되풀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골라 없애기'는 영어로 decimation이라는 말을 쓰는데, 한글로 뭐라고 옮길까 하여 다음 사전을 찾아보니 "(특히 고대 로마에서 처벌로서) 열 명에 한 명씩 제비 뽑아 죽이다"라는 뜻이라네요;;;)
이에 반해 배열공간 또는 상태공간에서는 그 상태로부터 다른 상태로 전이하는 전이율의 합인 바깥전이율(exit rate)이 높은 '상태'를 골라 없애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건 시간이 충분히 흐르고나서의 동역학이므로 바깥전이율이 높아서 그 상태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은 상태들을 차례로 골라 없애면 된다는 겁니다. 아이디어는 간단하죠.
수식을 이용해서 좀더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으뜸 방정식을 다음처럼 씁니다.
\(\frac{dP_t(C)}{dt}=\sum_{C'}P_t(C')W(C'\to C)-P_t(C)W_{out}(C),\\ W_{out}(C)\equiv\sum_{C'}W(C\to C')\)
바깥전이율 Wout(C)가 최대인 배열 C를 찾고 이걸 C*라고 부르며 이 상태의 바깥전이율을 W*out이라고 합니다. 이 논문에서는 전이의 방향이 양방향이라고 가정하므로, C*에서 Ci로의 전이율이 0보다 크다면 Ci에서 C*로의 전이율도 0보다 크다고 가정합니다. C*를 골라 없애고나면 C*와 관련된 전이율들을 새로 써야 합니다. C*와 연관된 두 개의 서로 다른 배열 Ci에서 Cj로의 전이율은 다음처럼 새로 씌어집니다.
\(W^{new}(C_i\to C_j)=W^{old}(C_i\to C_j)+W^{old}(C_i\to C^*)\cdot\frac{W^{old}(C^*\to C_j)}{W^*_{out}}\)
그럼 Ci의 바깥전이율 역시 새로 씌어집니다.
\(W^{new}_{out}(C_i)=\sum_CW^{new}(C_i\to C)\\=W^{old}_{out}(C_i)-W^{old}(C_i\to C^*)\cdot\frac{W^{old}(C^*\to C_i)}{W^*_{out}}\)
보면, Ci에서 C*로 전이되었다가 다시 돌아옴으로써 바깥전이율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제 어떤 배열에 머무르는 시간, 즉 그 배열로부터 빠져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는 의미에서 장벽(barrier)을 도입합니다.
\(B_{out}(C)\equiv -\ln W_{out}(C)\)
바깥전이율이 높은 배열들을 하나씩 없애다보면 바깥전이율이 낮은 배열들만 남을 거고, 다시 말해서 장벽이 높은 배열들만 남을 겁니다. 그러한 배열들의 장벽의 분포는 골라 없애기를 할수록 점점 넓어지는데요, 이게 바로 무질서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무한 무질서 고정점(IRFP)에 해당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위 결과를 적용한 예로 2차원 랜덤 매질의 방향성 있는 중합체(directed polymer in 2d random medium) 모형을 이용합니다. 어쨌든 결과가 기대한대로 잘 나온다네요. 그런데 위 방법을 적용하려면 모든 배열 사이의 모든 전이율을 계속 계산해줘야 합니다. 배열의 개수는 시스템 크기에 대해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므로 매우 큰 시스템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도 기껏해야 길이가 9이고 각 자리의 상태가 2인 경우, 즉 배열의 개수가 512개인 경우에 대해서만 계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