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 이론 입문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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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식 <math>z^4+z^3+z^2+z^1+1=0</math> 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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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너무 뻑뻑하고 진지한 글만 올린것 같아 오랜만에 즐거운 수학연재를 해볼까 한다. 마침 10월 25일이 갈루아의 생일이라기에, 갈루아이론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풀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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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군론입문을 쓴적이 있다.
  
양변을 <math>z^2</math>으로 나누면, <math>z^2+z+1+\frac{1}{z}+\frac{1}{z^2}=0</math> 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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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6/714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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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8/715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2): 결합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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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9/716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3):대칭의 언어]
  
<math>y=z+\frac{1}{z}</math> 로 치환하면, 원래의 방정식에서 다음 식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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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론이란 바로 대칭의 언어임을 언급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대칭의언어, 군론의 이야기는 바로 방정식을 푸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math>z^2+z+1+\frac{1}{z}+\frac{1}{z^2}=(z+\frac{1}{z})^2+(z+\frac{1}{z})-1=y^2+y-1=0</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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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방정식 <math>ax^2+bx+c=0</math>의 근의 공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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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h>x=\frac{-b\pm \sqrt{b^2-4ac}}{2a}</math> 이다. 중학교에서 가르쳐준다.
 
 
방정식을 풀면,
 
 
 
<math>y^2+y-1=0</math>
 
 
 
<math>y=\frac{-1\pm\sqrt{5}}{2}</math>
 
 
 
 
 
 
 
<math>y=z+\frac{1}{z}</math> 로 치환하였으므로,  <math>z^2-yz+1=0</math>가 만족된다.
 
 
 
따라서 <math>z=\frac{y\pm \sqrt{y^2-4}}{2}</math>
 
 
 
 
 
  
그러므로 네 개의 해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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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안 배웠을 것이다.  http://en.wikipedia.org/wiki/Cubic_function 에 따르자면, 방정식 <math>ax^3+bx^2+cx+d=0</math>의 근의 공식은
  
<math>\alpha_1=\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math>
 
  
<math>\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math>
 
  
<math>\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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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배웠는지도 알 수 있고, 안 배우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4차방정식에 대해서는 쓰진 않겠다.
 
 
<math>\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math>
 
  
 
 
 
 
  
* [[갈루아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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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2,3,4차 방정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근의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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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의 공식이란 위에서처럼 방정식의 해를 계수의 사칙연산과 근호를 통하여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을 거의 같지만 약간만 다르게 다시 써보자.
 
 
 
복소수의 지식에 의하면 <math>\zeta=e^{2\pi i \over 5}=\cos\frac{2\pi}{5}+i\sin\frac{2\pi}{5}</math> 는 처음에 주어진 방정식 <math>z^4+z^3+z^2+z^1+1=0</math>의 해이다. 그리고 이 방정식의 네 해는 <math>\zeta,\zeta^2,\zeta^3, \zeta^4</math>로 주어짐을 안다.
 
 
 
이 방정식을 풀 때,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math>y=z+\frac{1}{z}</math> 로 치환하는 과정이었다.
 
  
 
 
 
 
  
이 치환을 통하면 우리는 <math>y_1=\zeta+\zeta^4</math> 를 새로운 하나의 수로 생각하고, <math>y_2=\zeta^2+\zeta^3</math>를 또 다른 하나의 수로 생각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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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5차방정식 <math>ax^5+bx^4+cx^3+dx^2+ex+f=0</math> 의 근의 공식은 무엇일까? 6차방정식은? 7차 방정식은?
 
 
그러면 <math>y_1+y_2=\zeta^1+\zeta^4+\zeta^2+\zeta^3</math>이므로 근과 계수와의 관계를 적용한다면, <math>y_1+y_2=-1</math> 를 얻는다.
 
 
 
그리고 <math>\zeta^5=1</math> 을 사용하면, <math>y_1y_2=(\zeta^1+\zeta^4)(\zeta^2+\zeta^3)=\zeta^3+\zeta^4+\zeta^6+\zeta^7=\zeta^3+\zeta^4+\zeta^1+\zeta^2=-1</math> 를 얻게 된다.
 
 
 
그러면 <math>y_1</math>과 <math>y_2</math>는 방정식 <math>y^2+y-1=0</math>의 해임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들을 가지고 지혜롭게 잘 섞어서 새로운 수 <math>y_1=\zeta+\zeta^4</math>, <math>y_2=\zeta^2+\zeta^3</math> 를 만들면, 때때로 4차 방정식의 근들의 결합이 만족시키는 2차 방정식을 얻게 되고, 4차방정식을 2차방정식 두 번 푸는 문제로 바꿀 수 있게 된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지적하자면, 1과 4는 <math>\{1,2,3,4\}</math> 로 구성된 [[합동식 (모듈로 modulo 연산)]] 의 세계에서 제곱이고, 2와 3은 제곱이 아니라는 것이다.
 
 
 
<math>1^2=1\pmod 5</math>
 
 
 
<math>2^2=4 \pmod 5</math>
 
 
 
<math>3^2=9=4 \pmod 5</math>
 
 
 
<math>4^2=16=1 \pmod 5</math>
 
  
이 사실은 [[가우스와 순환소수]]와 함께 생각하면, 그의 수학이 어디에서 잉태되고 있었는지를 가늠케 해주는 것들인데, 이것은 다시 훗날의 이야기거리로 남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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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것은 없다. 위에 있는 2,3차 방정식처럼  <math>a,b,c,d,e,f</math>와 <math>\sqrt{},\sqrt[3]{},\sqrt[4]{}, \sqrt[5]{}, \cdots</math> 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공식이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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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있을까? 그런 것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순간 그것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은 그 난이도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찾아서 보여주면 되지만,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또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아무튼 위에서의 생각을 좀더 확장시키면, 가우스가 정17각형이 작도가능함을 보였던 방법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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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또다른 이야기. 군론 즉, 방정식이 가지고 있는 대칭성이 5차이상의 방정식에 대하여 근의 공식이 있을수없다는 것을 말해줄 것이다.
  
 
 
 
 
  
16차방정식 <math>z^{16}+z^{15}+\cdots+z+1=0</math> 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그러나 이제부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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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들어와 현대입자물리학의 핵심개념이 된 대칭의 언어는 바로 이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찾아가는 모험에서 탄생하였다.
  
<math>\zeta=e^{2\pi i \over 17}=\cos\frac{2\pi}{17}+i\sin\frac{2\pi}{17}</math>  로 두자. 이 값을 대수적으로 구하는 것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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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에서는 방정식과 대칭성의 연결고리를 찾아본다.
 
 
* <math>(3^1, 3^2,3^3, 3^4, 3^5, 3^7, 3^8, 3^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equiv (3, 9, 10, 13, 5, 15, 11, 16, 14, 8, 7, 4,12, 2, 6, 1) \pmod {17}</math>
 
*  이 순서대로 2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br>
 
** <math>A_0 = \zeta^{9} + \zeta^{13} + \zeta^{15} + \zeta^{16}+\zeta^{8} + \zeta^{4} + \zeta^{2} +\zeta^{1}</math>
 
** <math>A_1 = \zeta^3 + \zeta^{10} + \zeta^{5} + \zeta^{11}+\zeta^{14} + \zeta^{7} + \zeta^{12} +\zeta^{6}</math>
 
** <math>A_0+A_1= -1</math>, <math>A_{0}A_{1} = -4</math>, <math>A_0>A_1</math>
 
** <math>A_0 = \frac{-1 + \sqrt{17}}{2}</math> , <math>A_1= \frac{-1 - \sqrt{17}}{2}</math>
 
*  이번에는 4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br>
 
** <math>B_0 = \zeta^{13}+  \zeta^{16}+ \zeta^4 +  \zeta^1 </math>
 
** <math>B_1= \zeta^3 + \zeta^5 + \zeta^{14} + \zeta^{12}</math>
 
** <math>B_2= \zeta^9 + \zeta^{15} + \zeta^8 +\zeta^2</math>
 
** <math>B_3 =\zeta^{10} + \zeta^{11} + \zeta^{7} +\zeta^{6}</math>
 
** <math>B_0+B_2=A_0</math>, <math>B_0B_2= -1</math>, <math>B_0>0</math>
 
** <math>B_0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math>, <math>B_2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math>
 
** <math>B_1+B_3=A_1</math>, <math>B_1B_3= -1</math>, <math>B_{1}> 0</math>
 
** <math>B_1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math>, <math>B_3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math>
 
*  이번에는 8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br>
 
** <math>C_0= \zeta^{16}+  \zeta^1</math>, <math>C_4= \zeta^{13} +\zeta^4</math>, <math>C_0 > C_1</math>
 
** <math>C_0+C_4=B_0</math>, <math>C_0C_4=B_1</math>
 
** <math>C_0= \frac{B_0+\sqrt{B_0^2-4B_1}}{2}=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8}</math>
 
** <math>C_4= \frac{B_0 - \sqrt{B_0^2-4B_1}}{2}</math>
 
*  이제 마무리<br>
 
** <math>\zeta =\frac{{C_0} + \sqrt{{C_0}^2 - 4}}{2}</math>
 
** <math>\cos \frac{2\pi}{17}=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16}</math>
 
  
 
 
 
 
 
그러므로 정17각형은 작도가능하다!!
 
  
 
 
 
 
  
요약 :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지 알기 전에, 풀 수 있는건 도대체 무엇이 있나 탐색하는 시간이었다. 그 예로, 방정식 <math>z^4+z^3+z^2+z^1+1=0</math>과 <math>z^{16}+z^{15}+\cdots+z+1=0</math>의 해를 어떻게 제곱근기호를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방정식의 여러 해들을 지혜롭게(!) 결합시켜 얻은 새로운 수들이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정식을 찾았다. 그러면 방정식의 차수는 낮아지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희망이 싹틀때도 있다.
+
<h5 style="margin: 0px; line-height: 2em;"> </h5>
 
 
그런데 도대체 우리는 왜 이 방정식들을 이렇게 잘 풀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계속된다.
 

2010년 2월 18일 (목) 17:00 판

그간 너무 뻑뻑하고 진지한 글만 올린것 같아 오랜만에 즐거운 수학연재를 해볼까 한다. 마침 10월 25일이 갈루아의 생일이라기에, 갈루아이론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오래전에 군론입문을 쓴적이 있다.

군론이란 바로 대칭의 언어임을 언급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대칭의언어, 군론의 이야기는 바로 방정식을 푸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차방정식 \(ax^2+bx+c=0\)의 근의 공식은

\(x=\frac{-b\pm \sqrt{b^2-4ac}}{2a}\) 이다. 중학교에서 가르쳐준다.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안 배웠을 것이다.  http://en.wikipedia.org/wiki/Cubic_function 에 따르자면, 방정식 \(ax^3+bx^2+cx+d=0\)의 근의 공식은


왜 안 배웠는지도 알 수 있고, 안 배우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4차방정식에 대해서는 쓰진 않겠다.

 

중요한 것은 2,3,4차 방정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근의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근의 공식이란 위에서처럼 방정식의 해를 계수의 사칙연산과 근호를 통하여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5차방정식 \(ax^5+bx^4+cx^3+dx^2+ex+f=0\) 의 근의 공식은 무엇일까? 6차방정식은? 7차 방정식은?

그러한 것은 없다. 위에 있는 2,3차 방정식처럼  \(a,b,c,d,e,f\)와 \(\sqrt{},\sqrt[3]{},\sqrt[4]{}, \sqrt[5]{}, \cdots\) 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공식이 없다는 말이다.

 

외계인이 있을까? 그런 것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순간 그것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은 그 난이도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찾아서 보여주면 되지만,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또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 또다른 이야기. 군론 즉, 방정식이 가지고 있는 대칭성이 5차이상의 방정식에 대하여 근의 공식이 있을수없다는 것을 말해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 현대입자물리학의 핵심개념이 된 대칭의 언어는 바로 이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찾아가는 모험에서 탄생하였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방정식과 대칭성의 연결고리를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