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하는 우리(expanding cage)에서 확산

수학노트
Pythagoras0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2월 28일 (월) 04:5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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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벽이 있을 때 확산하는 경우의 생존확률에 관한 글에서 양 옆 두 개의 흡수벽은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이 두 흡수벽을 우리(cage)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우리의 크기가 시간이 흐르면서 커지면 어떻게 될까요?

어떤 벽도 없는 크기가 무한한 공간에서 한 곳에 몰려 있던 마구 걷개들이 확산하는 걸 생각해봅시다. 걷개들이 퍼져 있는 정도(걷개들 위치의 표준편차)는 시간이 t만큼 흐르면 대략 t의 제곱근 정도로 커집니다. 확장하는 우리(흡수벽)가 걷개들의 퍼진 정도보다 더 빨리 커진다면 걷개들은 우리에 부딪힐 가능성이 낮아서 실제로는 우리가 있는지 없는지 느끼지 못하겠죠. 반대로 우리가 커지는 정도가 걷개들이 퍼지는 정도보다 작다면, 걷개들은 우리의 한계로 인한 효과를 분명하게 느낄 겁니다.

우리의 위치를 L(t)라고 합시다.

\(L(t)\propto t^\alpha\)

α가 1/2보다 작은 경우에는 앞 글에서 구한 결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푸는 건 아니고 어림하는 건데 이걸 단열 어림(adiabatic approximation)이라 합니다. 열역학에서 단열 과정이라고 하면 시스템과 그 외부 환경 사이에 열이 드나들지 않으면서 시스템이 변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대신 압력을 변화시켜서 시스템의 상태를 바꾸는 거죠. 열역학적 현상이 아닌 경우에도 가끔 '단열'이라는 표현을 본 것 같은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여튼 대략 생존확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S(t)\propto e^{-\pi^2Dt/L(t)^2}\propto \exp[-at^{1-2\alpha}]\)

네, 펼쳐진 지수함수(stretched exponential) 꼴이죠. 걷개들이 우리의 효과를 느끼긴 하지만 우리가 점점 커지므로 걷개가 흡수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낮아져서 생존확률도 그만큼 커지는데, 이게 지수함수 감소를 펼쳐진 지수함수 감소로 바꿔놓은 겁니다.

α가 1/2보다 큰 경우는 말했듯이 걷개들이 우리를 느끼지 못하므로 우리가 아예 없다고 어림할 수 있는데 이걸 자유 어림(free approximation)이라고 부릅니다.

지금까지 빼놓고 말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α가 정확히 1/2인 경우입니다. 우리 자체가 마구 걷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우리의 위치가 시간의 거듭제곱 꼴(여기서는 지수가 1/2)로 커지는 경우를 봅니다.

\(L(t)=(At)^{1/2}\)

이제 중요한 건 A와 D의 대소 관계입니다. A는 우리의 확산계수, D는 걷개의 확산계수입니다. A/D가 매우 큰 경우와 매우 작은 경우를 나눌 수 있는데, 어느 경우든 생존확률은 거듭제곱 꼴입니다.

\(S(t)\sim t^{-\beta},\ \beta \approx \left\{ \begin{array}{ll} D/A, & A/D\ll 1 \\ e^{-A/D}, & A/D\gg 1\end{array}\right.\)

라고 하네요;;; 거듭제곱 지수가 A/D의 값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이런 걸 '보편적이지 않다'고 표현하지요. 여튼 뭔가가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