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거리 과정과 가까운 거리 과정에 대한 이해

수학노트
Pythagoras0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2월 28일 (월) 04:5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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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들의 질문과 의견을 듣고 제 안에서 정리되지 않았던, 빠져 있던 부분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영거리 과정(zero-range process)에서 임계 밀도가 유한할 때 이보다 더 적은 입자 밀도에서는 '유체' 상태입니다. 즉 입자들이 주어진 뜀 비율에 따라 시스템 안에서 이리저리 잘 굴러다닙니다. 그런데 임계 밀도보다 더 큰 밀도, 즉 더 많은 입자를 넣어주면 이 나머지 입자들도 여전히 이리저리 잘 굴러다닐지, 아니면 한 자리에 모여서 '응집'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자리에서는 임계 밀도만큼의 입자가 굴러다닐지 모릅니다. 뜀 비율은 입자 개수와 상관없이 정의되는 양이므로, 여전히 입자들은 이리저리 다닙니다. 하지만 이 나머지 입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을 확률이 여러 자리에 분산되어 있을 확률보다 더 높습니다. 그래서 응집이 나타납니다.

각 경우의 비중(weight)을 간단히 구해볼텐데요, N개의 자리에 M개의 입자가 있는 경우를 생각합시다. (입자 밀도는 ρ=M/N) 나머지 입자가 '한' 자리에만 모일 가능성은, N-1개의 자리에는 각 자리 당 임계 밀도(ρc)만큼의 입자들이 있고, 1개의 자리에 나머지 입자(즉 (ρ-ρc)N개, 편의상 cN이라 씁시다)가 있는 경우겠죠. 임계 밀도만큼 입자가 굴러다니는 N-1개의 자리를 배경(background)이라 부르고 N에 비례하는 입자를 모두 가진 1개의 자리를 응집(condensate)이라 부릅니다. 배경의 비중은 분배함수로 구할 수 있고, 응집의 비중은 이전에 '영거리 과정 - 응집 전이'라는 글에서 소개한 f(n)을 이용하겠습니다. 1개 자리에 나머지 입자가 모두 모여 있는 경우의 비중은 다음과 같습니다.

\(P_1\approx N\lambda_{\rm max}^{N-1}f(cN)\sim N^{1-b},\ f(n)\sim\frac{A}{\beta^nn^b}\)

우변 맨 앞의 N은 응집된 자리를 N개 중 하나 고르는 경우의 수입니다. N의 차수만 생각해주면 1-b가 나옵니다. 다음으로 만일 응집이 한 자리가 아니라 두 자리에 나뉘어져 나타난다면 어떨지 보겠습니다.

\(P_2\approx N^2\lambda_{\rm max}^{N-2}\sum_nf(cN-n)f(n)\sim N^{3-2b}\)

N개 중 2개의 자리를 고르는 경우의 수는 N2에 비례합니다. 중간의 합은 응집이 나타나는 두 자리가 cN개의 입자를 여러 방식으로 나누어가질 수 있으므로 그에 대한 합입니다. 이런 방식이 N에 비례하는 가지수로 존재하므로 위와 같은 결과가 얻어집니다.

b가 2보다 크다면(이럴 때에만 응집이 나타난다고 이전 글들에서 얘기했습니다), N이 매우매우 크면 P1이 P2보다 무지무지 더 커집니다. 즉 가끔 응집이 두 개의 자리로 나뉘어 보일 수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하나의 자리에만 나타나는 걸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응집이 나타난다고 가정했는데요, 이 가정이 언제나 성립하지는 않겠죠. 앞서 말했던 것처럼 입자들이 임계 밀도보다 많아도 유체 상태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위 논의를 좀더 확장하면 이 문제도 해결됩니다. 이를테면 응집이 n개의 자리에 나뉘어진다고 합시다. 위 논의에 따르면 n이 작을수록 그런 경우의 확률이 커집니다. n=1이면 위에서 말한 한 자리에 응집되는 거고, n=N이면 모든 자리에 골고루 '응집'되는, 즉 응집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죠. 앞의 결론을 확장하면 n=N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고 n=1일 가능성은 매우매우 높습니다. 즉 확률적으로 N-1개의 자리에 임계 밀도만큼의 입자가 분포하되, 단 1개의 자리에 나머지 N에 비례하는 개수의 입자가 모두 모여 있는 경우가 선호됩니다. 그냥 적당한 선호가 아니라 N이 매우 커지면 거의 1의 확률로 선호되는거죠.

다음으로는, 분해된 정상상태(factorized steady state; FSS)와 짝분해된 정상상태(pair-factorized steady state; FPSS)의 존재조건에 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좀더 간단한 FSS부터 보면요. '영거리 과정 - 이웃 상호작용'에서 썼던 표기법;;;을 이용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단 3개의 자리로 이루어진 시스템을 생각합니다. 1번 자리에 있던 입자들은 2번 자리로만 가고, 2번 자리는 3번 자리로, 3번 자리는 1번 자리로만 입자를 전달하는 거죠. 이 모형을 으뜸 방정식으로 씁니다.

\(\frac{dP(123)}{dt}=u(1^+)P(1^+2^-3)+u(2^+)P(12^+3^-)+u(3^+)P(1^-23^+)\\-P(123)[u(1)+u(2)+u(3)]\)

즉 일정한 시간 동안 상태 123으로 전이되어 들어오는 흐름(첫 3개 항들)과 상태 123으로부터 전이되어 나가는 흐름(뒤 3개 항들)의 차이가 상태 123일 확률의 변화율이 됩니다. 이 변화율이 모든 상태에서 0일 때가 바로 정상상태죠. 즉 좌변을 0으로 놓는 조건입니다. 일반적으로 으뜸방정식에서 각 대응되는 항들이 소거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소거되어 정상상태가 만들어지는 경우를 온곳균형이라 부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A라는 상태에서 B라는 상태로의 확률의 흐름과 B 상태에서 A 상태로의 확률의 흐름이 같아서 각 대응되는 항들이 소거되는 경우는 미세균형이라 합니다.

ZRP의 경우 우리는 다음 소거 조건을 이용합니다.

\(u(1^+)P(1^+2^-3)=u(2)P(123)\)

1+2-3에서 123으로 가는 확률의 흐름이 좌변이고, 우변은 123에서 12-3+로 가는 확률의 흐름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1+2-3은 12-3+이 아니죠. 즉, 각 '대응'되는 항들이 소거되는 건 맞지만 위에서 말한대로 "A에서 B로의 흐름과 B에서 A로의 흐름이 같음"이라는 미세균형은 아닙니다. 여기서는 "A에서 B로의 흐름과 B에서 C로의 흐름이 같음"이라는 뜻에서의 조금은 다른 미세균형입니다. 어쨌거나 상태 B의 확률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을테고, 그건 A나 C도 마찬가지죠. 전체적으로는 흐름의 변화가 없는 정상상태이므로 온곳균형이되, 일종의 '대응'하는 항들이 소거되므로 '미세균형' 같지만 그렇다고 원래 미세균형의 정의와는 다른 조건.이라는 결론입니다.

이 논의는 가까운 거리 과정(SRP)의 짝분해된 정상상태의 논의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1차원에서 입자가 양쪽으로 움직일 때도 마찬가지이며, 더 일반적으로 연결망 위에서의 흐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증명해놓은 논문이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