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과 임계성 - 랑제방 접근

수학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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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 말한 무노즈 그룹의 논문(arXiv:0905.1799v2)에 나오는 내용을 좀더 자세히 소개하려 합니다. 큰 그림을 먼저 그려보면, 방향성 있는 스미기 보편성 분류(directed percolation class; DP)에 보존장이 추가되면 보존되는 DP 분류(conserved-DP class; C-DP)로 임계점의 성질이 바뀌고, 여기에 에너지 흩어지기와 이 손실을 보충해주는 에너지 주입이 도입되면 동역학적 스미기 보편성 분류(dynamical percolation class)로 다시 한 번 성질이 바뀐다는 겁니다. 동역학적 스미기 분류는 그냥 스미기(percolation) 분류와 같으므로 편의상 P라고 쓰지요.

즉 DP + [보존장] → C-DP + [손실/주입] → P 입니다. 그런데 DP는 P에 방향성을 준 것이므로, P + [방향성] → DP로 하여 주기가 완성되는군요, 오홍.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죠. DP에 관한 랑제방 방정식은 아래 미분방정식으로 기술합니다. ρ(x, t)는 시각 t에서 위치 x의 활성(activity)을 뜻하며, 활성장(activity field)으로 부르겠습니다.

\(\partial_t\rho(\vec x,t)=a\rho-b\rho^2+D\nabla^2\rho +\sigma\sqrt{\rho}\eta(\vec x,t)\)

a, b는 조절변수, D는 확산계수, η는 하얀 노이즈입니다. 각 위치에서 활성은 a, b에 의존해 반응하여 변하며 또한 활성이 주변으로 확산되는 반응/확산에 관한 방정식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여기에 보존되는 배경 에너지(보존장; conserved field)가 깔리면 이는 활성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바짝 마른 숯이 많이 깔려 있는 곳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불이 더 잘 붙고 더 잘 주변으로 옮겨지는 걸 생각하면 됩니다.

\(\partial_t\rho(\vec x,t)&=&a\rho-b\rho^2+w\rho E+D\nabla^2\rho +\sigma\sqrt{\rho}\eta(\vec x,t)\\ \partial_t E(\vec x,t)&=&D_E\nabla^2\rho(\vec x,t)\)

보존장 E와 활성장 ρ가 곱해진 항이 활성장의 방정식에 추가된 게 보이시죠? E는 활성장의 반응에만 의존해서 확산되므로 위의 두번째 식처럼 쓸 수 있습니다. 두번째 식의 양변을 시간 t로 적분하면 아래 결과가 나오겠죠.

\(E(\vec x,t)=E(\vec x,0)+D_E\int_0^t dt'\nabla^2\rho(\vec x,t')\)

이걸 ρ에 관한 첫번째 식에 넣으면 E가 소거됩니다. 대신 미분방정식은 비마코프 과정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DP 분류와는 다른 C-DP 분류로 임계점의 성질이 바뀝니다.

이제 활성에 비례하는 에너지 손실(흩어지기)을 도입하겠습니다.

\(\partial_t E(\vec x,t)=D_E\nabla^2\rho(\vec x,t)-\epsilon\rho(\vec x,t)\)

이 에너지 손실을 조절해주는 조절변수는 ε입니다. 이 두 항 중에 새로 넣은 항에 비해 그 앞의 확산 항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네요. 그래서 첫번째 항을 무시하고, 위에서 했던 것처럼 시간으로 적분한 후 ρ에 관한 식에 집어넣어주면,

\(\partial_t\rho(\vec x,t)=[a+wE(\vec x,0)]\rho-b\rho^2-\epsilon w\rho\int_0^t dt'\nabla^2\rho(t') +D\nabla^2\rho +\sigma\sqrt{\rho}\eta\)

이 됩니다. 적분 항은 그 자리에서 지금까지 잘 활성화되었다면 앞으로는 힘들 거라는 말입니다. 이건 면역이 생기는 전염병 확산 모형(SIR 모형)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초기 비활성화 = 건강함, 활성화 = 병에 걸림, 다시 활성화되기 힘듬 = 면역.이라는 거죠. 한 점에서 시작된 활성은 구면 모양으로 확산하되 한 번 활성화된 자리는 다시 활성화되지 않는 그림이죠. 이 확산이 무한히 갈거냐 언젠가는 멈추고 사라질거냐는, 확산이 시작될 때의 (배경) 에너지가 충분히 크냐에 달려 있습니다. 위 식에서 E(x,0)이 그걸 좌지우지하겠죠. 이 값은 외부로부터 얼마나 에너지가 보충되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손실되는 만큼 보충되지 않는다면 에너지 흩어지기에 의해 활성은 언젠가는 사라지고 더이상 활성화되지 못하는 '흡수 상태'에 빠질 겁니다. 하지만 그 손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외부에서 정확히 보충해주면 '유한한' 활성은 여전히 힘들지만 '매우 작은 정도'의 활성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구면 모양의 활성이 확산되는 그림인 거죠.

확산이 멈추는 상태와 무한히 이어지는 상태 사이의 상전이가 앞서 말한 동역학적 스미기 상전이이며 이는 스미기 상전이와 같은 임계현상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기존의 DP나 C-DP와도 다르죠. 참고로 P의 윗임계차원은 6이지만, DP/C-DP의 윗임계차원은 4입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