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 이론 입문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의 두 판 사이의 차이

수학노트
둘러보기로 가기 검색하러 가기
1번째 줄: 1번째 줄:
 +
지난이야기<br>[http://bomber0.byus.net/index.php/2009/10/25/1578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1) : 근의 공식]<br>[http://bomber0.byus.net/index.php/2009/10/25/1585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2) : 켤레복소수]<br>[http://bomber0.byus.net/index.php/2009/10/28/1599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3) : 풀 수 있는 방정식]
 +
 +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9/11/01/1603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4) : 방정식의 해와 대칭군]
 +
 +
 
 +
 
그간 너무 뻑뻑하고 진지한 글만 올린것 같아 오랜만에 즐거운 수학연재를 해볼까 한다. 마침 10월 25일이 갈루아의 생일이라기에, 갈루아이론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그간 너무 뻑뻑하고 진지한 글만 올린것 같아 오랜만에 즐거운 수학연재를 해볼까 한다. 마침 10월 25일이 갈루아의 생일이라기에, 갈루아이론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
 +
 
  
 
오래전에 군론입문을 쓴적이 있다.
 
오래전에 군론입문을 쓴적이 있다.
 +
 +
 
  
 
*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6/714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6/714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8/715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2): 결합법칙]
 
*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8/715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2): 결합법칙]
 
*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9/716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3):대칭의 언어]
 
* [http://bomber0.byus.net/index.php/2008/08/19/716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3):대칭의 언어]
 +
 +
 
  
 
군론이란 바로 대칭의 언어임을 언급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대칭의언어, 군론의 이야기는 바로 방정식을 푸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군론이란 바로 대칭의 언어임을 언급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대칭의언어, 군론의 이야기는 바로 방정식을 푸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
 +
 
 +
 +
 
 +
 +
 
  
 
2차방정식 <math>ax^2+bx+c=0</math>의 근의 공식은
 
2차방정식 <math>ax^2+bx+c=0</math>의 근의 공식은
 +
 +
 
  
 
<math>x=\frac{-b\pm \sqrt{b^2-4ac}}{2a}</math> 이다. 중학교에서 가르쳐준다.
 
<math>x=\frac{-b\pm \sqrt{b^2-4ac}}{2a}</math> 이다. 중학교에서 가르쳐준다.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안 배웠을 것이다.  http://en.wikipedia.org/wiki/Cubic_function 에 따르자면, 방정식 <math>ax^3+bx^2+cx+d=0</math>의 근의 공식은
+
 
  
 +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안 배웠을 것이다. 방정식 <math>ax^3+bx^2+cx+d=0</math>의 근의 공식은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3차,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 항목을 참조.
  
 +
 
  
 
왜 안 배웠는지도 알 수 있고, 안 배우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4차방정식에 대해서는 쓰진 않겠다.
 
왜 안 배웠는지도 알 수 있고, 안 배우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4차방정식에 대해서는 쓰진 않겠다.
 +
 +
 
  
 
 
 
 
  
 
중요한 것은 2,3,4차 방정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근의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2,3,4차 방정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근의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
 +
 
  
 
 
 
 
  
 
근의 공식이란 위에서처럼 방정식의 해를 계수의 사칙연산과 근호를 통하여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근의 공식이란 위에서처럼 방정식의 해를 계수의 사칙연산과 근호를 통하여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
 +
 
  
 
 
 
 
  
 
그러면 5차방정식 <math>ax^5+bx^4+cx^3+dx^2+ex+f=0</math> 의 근의 공식은 무엇일까? 6차방정식은? 7차 방정식은?
 
그러면 5차방정식 <math>ax^5+bx^4+cx^3+dx^2+ex+f=0</math> 의 근의 공식은 무엇일까? 6차방정식은? 7차 방정식은?
 +
 +
 
  
 
그러한 것은 없다. 위에 있는 2,3차 방정식처럼  <math>a,b,c,d,e,f</math>와 <math>\sqrt{},\sqrt[3]{},\sqrt[4]{}, \sqrt[5]{}, \cdots</math> 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공식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한 것은 없다. 위에 있는 2,3차 방정식처럼  <math>a,b,c,d,e,f</math>와 <math>\sqrt{},\sqrt[3]{},\sqrt[4]{}, \sqrt[5]{}, \cdots</math> 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공식이 없다는 말이다.
 +
 +
 
  
 
 
 
 
  
 
외계인이 있을까? 그런 것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순간 그것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은 그 난이도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찾아서 보여주면 되지만,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또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외계인이 있을까? 그런 것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순간 그것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은 그 난이도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찾아서 보여주면 되지만,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또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
 +
 
  
 
바로 이 또다른 이야기. 군론 즉, 방정식이 가지고 있는 대칭성이 5차이상의 방정식에 대하여 근의 공식이 있을수없다는 것을 말해줄 것이다.
 
바로 이 또다른 이야기. 군론 즉, 방정식이 가지고 있는 대칭성이 5차이상의 방정식에 대하여 근의 공식이 있을수없다는 것을 말해줄 것이다.
 +
 +
 
  
 
 
 
 
  
 
20세기에 들어와 현대입자물리학의 핵심개념이 된 대칭의 언어는 바로 이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찾아가는 모험에서 탄생하였다.
 
20세기에 들어와 현대입자물리학의 핵심개념이 된 대칭의 언어는 바로 이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찾아가는 모험에서 탄생하였다.
 +
 +
 
  
 
다음 이야기에서는 방정식과 대칭성의 연결고리를 찾아본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방정식과 대칭성의 연결고리를 찾아본다.
49번째 줄: 87번째 줄:
 
 
 
 
  
<h5 style="margin: 0px; line-height: 2em;"> </h5>
+
<h5 style="margin: 0px; line-height: 2em;">2부</h5>
 +
 
 +
제목을 갈루아이론 입문에서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로 변경하였다.
 +
 
 +
 
 +
 
 +
오늘은 '''대수방정식과 대칭성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
 
 +
 
 +
 
 +
실계수 방정식 <math>x^2+1=0</math> 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이 방정식은 실수 내에서는 해를 가지지 않으며, 해를 얻기 위해서는 허수라는 것을 실수에 집어넣어 실수를 복소수로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식한말을 약간 사용하자면, 복소수체 <math>\mathbb{C}</math> 는 실수체 <math>\mathbb{R}</math>의 체확장이라 한다)  이 방정식은 복소수 내에서 두 개의 해 <math>\{i,-i\}</math>를 가진다.
 +
 
 +
 
 +
 
 +
이제 켤레복소수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이다. 복소수 <math>\alpha+\beta i</math> (<math>\alpha, \beta</math>는 실수) 에 대하여 복소수 <math>\alpha-\beta i</math>를 켤레복소수라 한다. <math>\alpha+\beta i</math>의 켤레복소수를 취하여 <math>\alpha-\beta i</math>를 얻는데, 여기서 또한번 켤레복소수를 취하면 다시 <math>\alpha+\beta i</math> 를 얻게 된다. 복소수를 켤레복소수로 보내는 함수를  <math>\sigma(z)=\bar{z}</math> 라고 표현한다면, <math>\sigma^2(z)=\bar{\bar{z}}=z</math>가 된다. 이를 간략하게 쓰자면 <math>\sigma^2=\operatorname{id}</math> , 즉 켤레복소수를 취하는 것을 함수로 보아 자기자신과 합성을 하면 항등함수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
 
 +
 
 +
 
 +
여기서 원소 두 개짜리 군 <math>\{\operatorname{id}, \sigma}\}</math> 을 얻는다. 이를 유식하게는<math>\text{Gal}(\mathbb{C}/\mathbb{R})=\{\operatorname{id}, \sigma}\}</math> 라고 하지만, 차차 알아가도록 하자.
 +
 
 +
 
 +
 
 +
지금 방정식 <math>x^2+1=0</math>과 그 해집합 <math>\{i,-i\}</math> 그리고 복소수를 복소수로 보내주는 두 함수, 항등함수와 켤레복소수 함수로 만들어진 군 <math>\{\operatorname{id}, \sigma}\}</math>가 있다.
 +
 
 +
 
 +
 
 +
켤레복소수에 의하면,  <math>\sigma(i)=-i, \sigma(-i)=i</math>에서 방정식 <math>x^2+1=0</math>의 해가 서로 위치를 바꾸는 것을 볼 수 있다.
 +
 
 +
 
 +
 
 +
군에 의하여 방정식의 해들은 그 내부에서 서로 바뀐다. 그러나 그 둘이 만족시키는 방정식 <math>x^2+1=0</math> 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변화속의불변’ – 대칭성이다. 한 방정식의 모든 해는 서로 변해도, 그들은 모두 여전히 같은 방정식을 만족시킨다.
 +
 
 +
 
 +
 
 +
좀더 일반적인 상황을 볼 수 있다.
 +
 
 +
 
 +
 
 +
본고사용 문제집책의 단골문제중 하나로 이러한 것이 있다.
 +
 
 +
 
 +
 
 +
<blockquote>
 +
복소수 <math>\alpha+\beta i</math> (<math>\alpha, \beta</math>는 실수)가 실계수방정식 <math>f(x)=a_n x^n + a_{n-1} x^{n-1} + a_{n-2} x^{n-2} + \cdots + a_1 x + a_0 = 0</math>, (<math>a_n\neq 0 </math>) 의 해이면, 켤레복소수 <math>\alpha-\beta i</math>도 이 방정식의 해이다.
 +
</blockquote>
 +
 
 +
 
 +
 
 +
켤레복소수의 성질을 잘 쓰면 다음과 같이 간단히 증명된다.
 +
 
 +
 
 +
 
 +
<blockquote>
 +
(증명)
 +
 
 +
<math>z=\alpha+\beta i</math>라 두자. <math>f(z)=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0</math> 이다.
 +
 
 +
좌변과 우변에서 각각 켤레복소수를 취하면,
 +
 
 +
<math>\overline{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a_n \bar{z}^n + a_{n-1} \bar{z}^{n-1} + a_{n-2} \bar{z}^{n-2} + \cdots + a_1 \bar{z} + a_0=0</math> 을 얻는다.
 +
 
 +
따라서 <math>f(\bar{z})=f(\alpha+\beta i)=0</math> 이 된다. (증명끝)
 +
</blockquote>
 +
 
 +
 
 +
 
 +
하나의 해 <math>\alpha+\beta i</math>는 켤레복소수를 취하는 작업에 의하여 <math>\alpha-\beta i</math>로 변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방정식 <math>f(x)=a_n x^n + a_{n-1} x^{n-1} + a_{n-2} x^{n-2} + \cdots + a_1 x + a_0 = 0</math>의 해이다. 왜냐하면 방정식이 실수계수로 주어졌으므로, 켤레복소수를 취해도 방정식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들의 내부적인 위치변화만 있었을뿐, 방정식은 변하지 않았다.
 +
 
 +
 
 +
 
 +
<math>\overline{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a_n \bar{z}^n + a_{n-1} \bar{z}^{n-1} + a_{n-2} \bar{z}^{n-2} + \cdots + a_1 \bar{z} + a_0=0</math>
 +
 
 +
 
 +
 
 +
요약 : 방정식, 그 해집합, 그리고 군이 있다. 군은 해들의 위치를 서로 바꾸어준다. 그러나 방정식 자체는 변화하지 않는다.
 +
 
 +
 
 +
 
 +
방정식의 해들이 서로 위치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들여다보는데서, 대칭성의 이야기 즉 군론이 방정식의 이야기에 끼어들게 된다. 다음번에는 켤레복소수를 넘어 좀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
 
 +
 
 +
 
 +
<h5>3부</h5>
 +
 
 +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가를 생각해 보기 전에, 과연 어떤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것일까 한번 생각해 보자.
 +
 
 +
 
 +
 
 +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
 
 +
 
 +
 
 +
방정식 <math>z^4+z^3+z^2+z^1+1=0</math> 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
 
 +
 
 +
 
 +
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풀수 있다.
 +
 
 +
 
 +
 
 +
양변을 <math>z^2</math>으로 나누면, <math>z^2+z+1+\frac{1}{z}+\frac{1}{z^2}=0</math> 을 얻게 된다.
 +
 
 +
 
 +
 
 +
<math>y=z+\frac{1}{z}</math> 로 치환하면, 원래의 방정식에서 다음 식을 얻을 수 있다.
 +
 
 +
 
 +
 
 +
<math>z^2+z+1+\frac{1}{z}+\frac{1}{z^2}=(z+\frac{1}{z})^2+(z+\frac{1}{z})-1=y^2+y-1=0</math>
 +
 
 +
 
 +
 
 +
 
 +
 
 +
방정식을 풀면,
 +
 
 +
 
 +
 
 +
<math>y^2+y-1=0</math>
 +
 
 +
 
 +
 
 +
<math>y=\frac{-1\pm\sqrt{5}}{2}</math>
 +
 
 +
 
 +
 
 +
 
 +
 
 +
<math>y=z+\frac{1}{z}</math> 로 치환하였으므로,  <math>z^2-yz+1=0</math>가 만족된다.
 +
 
 +
 
 +
 
 +
따라서 <math>z=\frac{y\pm \sqrt{y^2-4}}{2}</math>
 +
 
 +
 
 +
 
 +
그러므로 네 개의 해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
 
 +
<math>\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math>
 +
 
 +
 
 +
 
 +
<math>\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math>
 +
 
 +
 
 +
 
 +
<math>\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math>
 +
 
 +
 
 +
 
 +
<math>\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math>
 +
 
 +
 
 +
 
 +
이 과정을 거의 같지만 약간만 다르게 다시 써보자.
 +
 
 +
 
 +
 
 +
복소수의 지식에 의하면 <math>\zeta=e^{2\pi i \over 5}=\cos\frac{2\pi}{5}+i\sin\frac{2\pi}{5}</math> 는 처음에 주어진 방정식 <math>z^4+z^3+z^2+z^1+1=0</math>의 해이다. 그리고 이 방정식의 네 해는 <math>\zeta,\zeta^2,\zeta^3, \zeta^4</math>로 주어짐을 안다.
 +
 
 +
 
 +
 
 +
이 방정식을 풀 때,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math>y=z+\frac{1}{z}</math> 로 치환하는 과정이었다.
 +
 
 +
 
 +
 
 +
이 치환을 통하면 우리는 <math>y_1=\zeta+\zeta^4</math> 를 새로운 하나의 수로 생각하고, <math>y_2=\zeta^2+\zeta^3</math>를 또 다른 하나의 수로 생각하는 셈이다.
 +
 
 +
 
 +
 
 +
그러면 <math>y_1+y_2=\zeta^1+\zeta^4+\zeta^2+\zeta^3</math>이므로 근과 계수와의 관계를 적용한다면, <math>y_1+y_2=-1</math> 를 얻는다.
 +
 
 +
 
 +
 
 +
그리고 <math>\zeta^5=1</math> 을 사용하면, <math>y_1y_2=(\zeta^1+\zeta^4)(\zeta^2+\zeta^3)=\zeta^3+\zeta^4+\zeta^6+\zeta^7=\zeta^3+\zeta^4+\zeta^1+\zeta^2=-1</math> 를 얻게 된다.
 +
 
 +
 
 +
 
 +
그러면 <math>y_1</math>과 <math>y_2</math>는 방정식 <math>y^2+y-1=0</math>의 해임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
 
 +
 
 +
이렇게 해들을 가지고 지혜롭게 잘 섞어서 새로운 수 <math>y_1=\zeta+\zeta^4</math>, <math>y_2=\zeta^2+\zeta^3</math> 를 만들면, 때때로 4차 방정식의 근들의 결합이 만족시키는 2차 방정식을 얻게 되고, 4차방정식을 2차방정식 두 번 푸는 문제로 바꿀 수 있게 된다.
 +
 
 +
 
 +
 
 +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지적하자면, 1과 4는 <math>\{1,2,3,4\}</math> 로 구성된 [[합동식 (모듈로 modulo 연산)]] 의 세계에서 제곱이고, 2와 3은 제곱이 아니라는 것이다.
 +
 
 +
 
 +
 
 +
<math>1^2=1\pmod 5</math>
 +
 
 +
 
 +
 
 +
<math>2^2=4 \pmod 5</math>
 +
 
 +
 
 +
 
 +
<math>3^2=9=4 \pmod 5</math>
 +
 
 +
 
 +
 
 +
<math>4^2=16=1 \pmod 5</math>
 +
 
 +
 
 +
 
 +
이 사실은 [[가우스와 순환소수]]와 함께 생각하면, 그의 수학이 어디에서 잉태되고 있었는지를 가늠케 해주는 것들인데, 이것은 다시 훗날의 이야기거리로 남겨두자.
 +
 
 +
 
 +
 
 +
아무튼 위에서의 생각을 좀더 확장시키면, 가우스가 정17각형이 작도가능함을 보였던 방법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
 
 +
 
 +
16차방정식 <math>z^{16}+z^{15}+\cdots+z+1=0</math> 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그러나 이제부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
 
 +
 
 +
<math>\zeta=e^{2\pi i \over 17}=\cos\frac{2\pi}{17}+i\sin\frac{2\pi}{17}</math> 로 두자. 이 값을 대수적으로 구하는 것이 목표이다.
 +
 
 +
 
 +
 
 +
* <math>(3^1, 3^2,3^3, 3^4, 3^5, 3^7, 3^8, 3^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equiv (3, 9, 10, 13, 5, 15, 11, 16, 14, 8, 7, 4,12, 2, 6, 1) \pmod {17}</math>
 +
* 이 순서대로 2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 <math>A_0 = \zeta^{9} + \zeta^{13} + \zeta^{15} + \zeta^{16}+\zeta^{8} + \zeta^{4} + \zeta^{2} +\zeta^{1}</math>
 +
** <math>A_1 = \zeta^3 + \zeta^{10} + \zeta^{5} + \zeta^{11}+\zeta^{14} + \zeta^{7} + \zeta^{12} +\zeta^{6}</math>
 +
** <math>A_0+A_1= -1</math>, <math>A_{0}A_{1} = -4</math>, <math>A_0>A_1</math>
 +
** <math>A_0 = \frac{-1 + \sqrt{17}}{2}</math> , <math>A_1= \frac{-1 - \sqrt{17}}{2}</math>
 +
* 이번에는 4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 <math>B_0 = \zeta^{13}+  \zeta^{16}+ \zeta^4 +  \zeta^1 </math>
 +
** <math>B_1= \zeta^3 + \zeta^5 + \zeta^{14} + \zeta^{12}</math>
 +
** <math>B_2= \zeta^9 + \zeta^{15} + \zeta^8 +\zeta^2</math>
 +
** <math>B_3 =\zeta^{10} + \zeta^{11} + \zeta^{7} +\zeta^{6}</math>
 +
** <math>B_0+B_2=A_0</math>, <math>B_0B_2= -1</math>, <math>B_0>0</math>
 +
** <math>B_0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math>, <math>B_2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math>
 +
** <math>B_1+B_3=A_1</math>, <math>B_1B_3= -1</math>, <math>B_{1}> 0</math>
 +
** <math>B_1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math>, <math>B_3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math>
 +
* 이번에는 8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 <math>C_0= \zeta^{16}+  \zeta^1</math>, <math>C_4= \zeta^{13} +\zeta^4</math>, <math>C_0 > C_1</math>
 +
** <math>C_0+C_4=B_0</math>, <math>C_0C_4=B_1</math>
 +
** <math>C_0= \frac{B_0+\sqrt{B_0^2-4B_1}}{2}=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8}</math>
 +
** <math>C_4= \frac{B_0 - \sqrt{B_0^2-4B_1}}{2}</math>
 +
* 이제 마무리
 +
** <math>\zeta =\frac{{C_0} + \sqrt{{C_0}^2 - 4}}{2}</math>
 +
** <math>\cos \frac{2\pi}{17}=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16}</math>
 +
 
 +
 
 +
 
 +
그러므로 정17각형은 작도가능하다!!
 +
 
 +
 
 +
 
 +
요약 :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지 알기 전에, 풀 수 있는건 도대체 무엇이 있나 탐색하는 시간이었다. 그 예로, 방정식 <math>z^4+z^3+z^2+z^1+1=0</math>과 <math>z^{16}+z^{15}+\cdots+z+1=0</math>의 해를 어떻게 제곱근기호를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방정식의 여러 해들을 지혜롭게(!) 결합시켜 얻은 새로운 수들이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정식을 찾았다. 그러면 방정식의 차수는 낮아지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희망이 싹틀때도 있다.
 +
 
 +
 
 +
 
 +
그런데 도대체 우리는 왜 이 방정식들을 이렇게 잘 풀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계속된다.
 +
 
 +
 
 +
 
 +
<h5>4부</h5>
 +
 
 +
지난 글에서는 방정식의 여러 해들을 잘 결합시켜 얻은 새로운 수들이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정식을 찾아내서 방정식의 차수를 낮추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희망이 싹틀때도 있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
 
 +
 
 +
 
 +
방정식의 해를 요리조리 결합시키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생각하는데서, 바로 군론의 아이디어가 싹트게 된다. 오늘은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
 
 +
 
 +
 
 +
<math>z^4+z^3+z^2+z^1+1=0</math>의 네 해는 다음과 같다는 것을 지난 번에 보였다.
 +
 
 +
 
 +
 
 +
<math>\alpha_1=\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zeta</math>
 +
 
 +
 
 +
 
 +
<math>\alpha_2=\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zeta^2</math>
 +
 
 +
 
 +
 
 +
<math>\alpha_3=\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zeta^3</math>
 +
 
 +
 
 +
 
 +
<math>\alpha_4=\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zeta^4</math>
 +
 
 +
 
 +
 
 +
여기서 <math>\zeta=e^{2\pi i \over 5}=\cos\frac{2\pi}{5}+i\sin\frac{2\pi}{5}</math>.
 +
 
 +
 
 +
 
 +
 
 +
 
 +
이제 치환이라는 말을 정의하자. 치환이란 우리의 경우에는 네 개의 원소로 구성된 집합 <math>\{\alpha_1,\alpha_2,\alpha_3,\alpha_4\}</math>에 정의되는 전단사함수를 말한다. <math>\alpha_1</math>을 <math>\alpha_3</math>으로 보내고, <math>\alpha_3</math>을 <math>\alpha_1</math>로 보내고, <math>\alpha_2</math>와 <math>\alpha_4</math>는 그대로 두는 치환을 간단히 다음과 같이 쓰자.
 +
 
 +
 
 +
 
 +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3 & 2 & 1 &  4\end{pmatrix}</math>
 +
 
 +
 
 +
 
 +
'''방정식의 해의 대칭군은 해의 위치를 서로 바꿔주는 치환 중에서, 해들이 만족시키는 방정식의 대수적관계 (더 정확히는 유리계수다항식) 를 보존하는 것들로 정의'''된다.
 +
 
 +
 
 +
 
 +
가령 위의 네 해는 <math>\alpha_1\alpha_4=\alpha_2\alpha_3=1</math>, <math>\alpha_1^2\alpha_3=1</math>와 같은 대수적관계들을 만족시킨다. 그러면 대칭군의 원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겠다.
 +
 
 +
 
 +
 
 +
<math>\tau=\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3 &  4\end{pmatrix}</math> 는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없는데, <math>\alpha_1\alpha_4=1</math> 임에 반하여, <math>\tau(\alpha_1)\tau(\alpha_4)=\alpha_2\alpha_4\neq 1</math>이기 때문이다.(<math>\alpha_i=\zeta^i</math> 임을 기억하자)
 +
 
 +
 
 +
 
 +
 
 +
 
 +
<math>\alpha_1\alpha_4=\alpha_2\alpha_3=1</math>라는 조건으로부터, <math>\{1,4\}</math>와 <math>\{2,3\}</math> 이 쌍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치환들만이 대칭군의 원소 후보가 될 수 있다.
 +
 
 +
 
 +
 
 +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1 & 3 & 2 &  4\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math>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4 & 2 & 3 &  1\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math>
 +
 
 +
 
 +
 
 +
그러나 여기서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1 & 3 & 2 &  4\end{pmatrix}</math>와 같은 경우는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없는데,  <math>\alpha_1^2\alpha_3=1</math> 임에 반하여, <math>\tau(\alpha_1)^2\tau(\alpha_3)=\alpha_1^2\alpha_2\neq 1</math>이기 때문이다.(<math>\alpha_i=\zeta^i</math> 이므로)
 +
 
 +
 
 +
 
 +
 
 +
 
 +
결국엔 다음의 네 가지 치환만이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있게 된다.
 +
 
 +
 
 +
 
 +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math>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math>
 +
 
 +
 
 +
 
 +
 
 +
 
 +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math>는 함수이므로, 이 녀석의 제곱이란 함수의 합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
 
 +
 
 +
 
 +
<math>\sigma=\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math> 로 두면,<math>\sigma^2= \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math>,  <math>\sigma^3=\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math>, <math>\sigma^4=\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math> 가 되어, 모든 원소가 <math>\sigma</math>로부터 얻어지게 된다.
 +
 
 +
 
 +
 
 +
즉 친숙한 군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와 비교하자면, <math>\sigma</math>는 좌향좌 또는 우향우와 같은 역할을 방정식의 해에 대하여 하고 있다. 크기가 4인 [[순환군]]이 된다.
 +
 
 +
 
 +
 
 +
 
 +
 
 +
또다른 예를 하나 더 생각해 보자.
 +
 
 +
 
 +
 
 +
<math>x^4 - 10x^2 + 1=0</math>의 네 해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
 
 +
 
 +
<math>\alpha_1 = \sqrt{2} + \sqrt{3}</math>
 +
 
 +
 
 +
 
 +
<math>\alpha_2 = \sqrt{2} - \sqrt{3}</math>
 +
 
 +
 
 +
 
 +
<math>\alpha_3 = -\sqrt{2} + \sqrt{3}</math>
 +
 
 +
 
 +
 
 +
<math>\alpha_4= -\sqrt{2} - \sqrt{3}</math>
 +
 
 +
 
 +
 
 +
 
 +
 
 +
이 경우엔 다음의 네 가지 치환만이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있게 된다.
 +
 
 +
 
 +
 
 +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math> ,<math>\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math>,<math>\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math>
 +
 
 +
 
 +
 
 +
그런데
 +
 
 +
 
 +
 
 +
<math>x=\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math>로 쓰면, <math>x^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math>
 +
 
 +
 
 +
 
 +
<math>y=\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math>로 쓰면, <math>y^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math>
 +
 
 +
 
 +
 
 +
<math>z=\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math>로 쓰면, <math>z^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math>
 +
 
 +
 
 +
 
 +
로 모두 제곱하면 항등원이 되어버리므로, 이 군은 절대로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와 같은 구조를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된다.
 +
 
 +
 
 +
 
 +
 
 +
 
 +
방정식 <math>z^4+z^3+z^2+z^1+1=0</math>와 <math>x^4 - 10x^2 + 1=0</math> 는 뭔가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 대칭군은 말해주고 있다.
 +
 
 +
 
 +
 
 +
 
 +
 
 +
 
 +
 
 +
<h5 style="margin: 0px; line-height: 2em;">방정식에서 체론으로</h5>
 +
 
 +
<math>x^2+1=0</math>
 +
 
 +
<math>x^2+1=0</math>
 +
 
 +
 
 +
 
 +
<math>z^4+z^3+z^2+z^1+1=0</math>

2010년 2월 18일 (목) 17:07 판

지난이야기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1) : 근의 공식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2) : 켤레복소수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3) : 풀 수 있는 방정식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4) : 방정식의 해와 대칭군

 

그간 너무 뻑뻑하고 진지한 글만 올린것 같아 오랜만에 즐거운 수학연재를 해볼까 한다. 마침 10월 25일이 갈루아의 생일이라기에, 갈루아이론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오래전에 군론입문을 쓴적이 있다.

 

 

군론이란 바로 대칭의 언어임을 언급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대칭의언어, 군론의 이야기는 바로 방정식을 푸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차방정식 \(ax^2+bx+c=0\)의 근의 공식은

 

\(x=\frac{-b\pm \sqrt{b^2-4ac}}{2a}\) 이다. 중학교에서 가르쳐준다.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안 배웠을 것이다. 방정식 \(ax^3+bx^2+cx+d=0\)의 근의 공식은 3차,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 항목을 참조.

 

왜 안 배웠는지도 알 수 있고, 안 배우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4차방정식에 대해서는 쓰진 않겠다.

 

 

중요한 것은 2,3,4차 방정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근의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근의 공식이란 위에서처럼 방정식의 해를 계수의 사칙연산과 근호를 통하여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5차방정식 \(ax^5+bx^4+cx^3+dx^2+ex+f=0\) 의 근의 공식은 무엇일까? 6차방정식은? 7차 방정식은?

 

그러한 것은 없다. 위에 있는 2,3차 방정식처럼  \(a,b,c,d,e,f\)와 \(\sqrt{},\sqrt[3]{},\sqrt[4]{}, \sqrt[5]{}, \cdots\) 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공식이 없다는 말이다.

 

 

외계인이 있을까? 그런 것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순간 그것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은 그 난이도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찾아서 보여주면 되지만,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또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 또다른 이야기. 군론 즉, 방정식이 가지고 있는 대칭성이 5차이상의 방정식에 대하여 근의 공식이 있을수없다는 것을 말해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 현대입자물리학의 핵심개념이 된 대칭의 언어는 바로 이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찾아가는 모험에서 탄생하였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방정식과 대칭성의 연결고리를 찾아본다.

 

 

2부

제목을 갈루아이론 입문에서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로 변경하였다.

 

오늘은 대수방정식과 대칭성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실계수 방정식 \(x^2+1=0\) 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이 방정식은 실수 내에서는 해를 가지지 않으며, 해를 얻기 위해서는 허수라는 것을 실수에 집어넣어 실수를 복소수로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식한말을 약간 사용하자면, 복소수체 \(\mathbb{C}\) 는 실수체 \(\mathbb{R}\)의 체확장이라 한다)  이 방정식은 복소수 내에서 두 개의 해 \(\{i,-i\}\)를 가진다.

 

이제 켤레복소수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이다. 복소수 \(\alpha+\beta i\) (\(\alpha, \beta\)는 실수) 에 대하여 복소수 \(\alpha-\beta i\)를 켤레복소수라 한다. \(\alpha+\beta i\)의 켤레복소수를 취하여 \(\alpha-\beta i\)를 얻는데, 여기서 또한번 켤레복소수를 취하면 다시 \(\alpha+\beta i\) 를 얻게 된다. 복소수를 켤레복소수로 보내는 함수를  \(\sigma(z)=\bar{z}\) 라고 표현한다면, \(\sigma^2(z)=\bar{\bar{z}}=z\)가 된다. 이를 간략하게 쓰자면 \(\sigma^2=\operatorname{id}\) , 즉 켤레복소수를 취하는 것을 함수로 보아 자기자신과 합성을 하면 항등함수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원소 두 개짜리 군 \(\{\operatorname{id}, \sigma}\}\) 을 얻는다. 이를 유식하게는\(\text{Gal}(\mathbb{C}/\mathbb{R})=\{\operatorname{id}, \sigma}\}\) 라고 하지만, 차차 알아가도록 하자.

 

지금 방정식 \(x^2+1=0\)과 그 해집합 \(\{i,-i\}\) 그리고 복소수를 복소수로 보내주는 두 함수, 항등함수와 켤레복소수 함수로 만들어진 군 \(\{\operatorname{id}, \sigma}\}\)가 있다.

 

켤레복소수에 의하면,  \(\sigma(i)=-i, \sigma(-i)=i\)에서 방정식 \(x^2+1=0\)의 해가 서로 위치를 바꾸는 것을 볼 수 있다.

 

군에 의하여 방정식의 해들은 그 내부에서 서로 바뀐다. 그러나 그 둘이 만족시키는 방정식 \(x^2+1=0\) 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변화속의불변’ – 대칭성이다. 한 방정식의 모든 해는 서로 변해도, 그들은 모두 여전히 같은 방정식을 만족시킨다.

 

좀더 일반적인 상황을 볼 수 있다.

 

본고사용 문제집책의 단골문제중 하나로 이러한 것이 있다.

 

복소수 \(\alpha+\beta i\) (\(\alpha, \beta\)는 실수)가 실계수방정식 \(f(x)=a_n x^n + a_{n-1} x^{n-1} + a_{n-2} x^{n-2} + \cdots + a_1 x + a_0 = 0\), (\(a_n\neq 0 \)) 의 해이면, 켤레복소수 \(\alpha-\beta i\)도 이 방정식의 해이다.

 

켤레복소수의 성질을 잘 쓰면 다음과 같이 간단히 증명된다.

 

(증명)

\(z=\alpha+\beta i\)라 두자. \(f(z)=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0\) 이다.

좌변과 우변에서 각각 켤레복소수를 취하면,

\(\overline{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a_n \bar{z}^n + a_{n-1} \bar{z}^{n-1} + a_{n-2} \bar{z}^{n-2} + \cdots + a_1 \bar{z} + a_0=0\) 을 얻는다.

따라서 \(f(\bar{z})=f(\alpha+\beta i)=0\) 이 된다. (증명끝)

 

하나의 해 \(\alpha+\beta i\)는 켤레복소수를 취하는 작업에 의하여 \(\alpha-\beta i\)로 변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방정식 \(f(x)=a_n x^n + a_{n-1} x^{n-1} + a_{n-2} x^{n-2} + \cdots + a_1 x + a_0 = 0\)의 해이다. 왜냐하면 방정식이 실수계수로 주어졌으므로, 켤레복소수를 취해도 방정식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들의 내부적인 위치변화만 있었을뿐, 방정식은 변하지 않았다.

 

\(\overline{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a_n \bar{z}^n + a_{n-1} \bar{z}^{n-1} + a_{n-2} \bar{z}^{n-2} + \cdots + a_1 \bar{z} + a_0=0\)

 

요약 : 방정식, 그 해집합, 그리고 군이 있다. 군은 해들의 위치를 서로 바꾸어준다. 그러나 방정식 자체는 변화하지 않는다.

 

방정식의 해들이 서로 위치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들여다보는데서, 대칭성의 이야기 즉 군론이 방정식의 이야기에 끼어들게 된다. 다음번에는 켤레복소수를 넘어 좀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3부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가를 생각해 보기 전에, 과연 어떤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것일까 한번 생각해 보자.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방정식 \(z^4+z^3+z^2+z^1+1=0\) 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풀수 있다.

 

양변을 \(z^2\)으로 나누면, \(z^2+z+1+\frac{1}{z}+\frac{1}{z^2}=0\) 을 얻게 된다.

 

\(y=z+\frac{1}{z}\) 로 치환하면, 원래의 방정식에서 다음 식을 얻을 수 있다.

 

\(z^2+z+1+\frac{1}{z}+\frac{1}{z^2}=(z+\frac{1}{z})^2+(z+\frac{1}{z})-1=y^2+y-1=0\)

 

 

방정식을 풀면,

 

\(y^2+y-1=0\)

 

\(y=\frac{-1\pm\sqrt{5}}{2}\)

 

 

\(y=z+\frac{1}{z}\) 로 치환하였으므로,  \(z^2-yz+1=0\)가 만족된다.

 

따라서 \(z=\frac{y\pm \sqrt{y^2-4}}{2}\)

 

그러므로 네 개의 해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

 

이 과정을 거의 같지만 약간만 다르게 다시 써보자.

 

복소수의 지식에 의하면 \(\zeta=e^{2\pi i \over 5}=\cos\frac{2\pi}{5}+i\sin\frac{2\pi}{5}\) 는 처음에 주어진 방정식 \(z^4+z^3+z^2+z^1+1=0\)의 해이다. 그리고 이 방정식의 네 해는 \(\zeta,\zeta^2,\zeta^3, \zeta^4\)로 주어짐을 안다.

 

이 방정식을 풀 때,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y=z+\frac{1}{z}\) 로 치환하는 과정이었다.

 

이 치환을 통하면 우리는 \(y_1=\zeta+\zeta^4\) 를 새로운 하나의 수로 생각하고, \(y_2=\zeta^2+\zeta^3\)를 또 다른 하나의 수로 생각하는 셈이다.

 

그러면 \(y_1+y_2=\zeta^1+\zeta^4+\zeta^2+\zeta^3\)이므로 근과 계수와의 관계를 적용한다면, \(y_1+y_2=-1\) 를 얻는다.

 

그리고 \(\zeta^5=1\) 을 사용하면, \(y_1y_2=(\zeta^1+\zeta^4)(\zeta^2+\zeta^3)=\zeta^3+\zeta^4+\zeta^6+\zeta^7=\zeta^3+\zeta^4+\zeta^1+\zeta^2=-1\) 를 얻게 된다.

 

그러면 \(y_1\)과 \(y_2\)는 방정식 \(y^2+y-1=0\)의 해임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들을 가지고 지혜롭게 잘 섞어서 새로운 수 \(y_1=\zeta+\zeta^4\), \(y_2=\zeta^2+\zeta^3\) 를 만들면, 때때로 4차 방정식의 근들의 결합이 만족시키는 2차 방정식을 얻게 되고, 4차방정식을 2차방정식 두 번 푸는 문제로 바꿀 수 있게 된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지적하자면, 1과 4는 \(\{1,2,3,4\}\) 로 구성된 합동식 (모듈로 modulo 연산) 의 세계에서 제곱이고, 2와 3은 제곱이 아니라는 것이다.

 

\(1^2=1\pmod 5\)

 

\(2^2=4 \pmod 5\)

 

\(3^2=9=4 \pmod 5\)

 

\(4^2=16=1 \pmod 5\)

 

이 사실은 가우스와 순환소수와 함께 생각하면, 그의 수학이 어디에서 잉태되고 있었는지를 가늠케 해주는 것들인데, 이것은 다시 훗날의 이야기거리로 남겨두자.

 

아무튼 위에서의 생각을 좀더 확장시키면, 가우스가 정17각형이 작도가능함을 보였던 방법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6차방정식 \(z^{16}+z^{15}+\cdots+z+1=0\) 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그러나 이제부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zeta=e^{2\pi i \over 17}=\cos\frac{2\pi}{17}+i\sin\frac{2\pi}{17}\) 로 두자. 이 값을 대수적으로 구하는 것이 목표이다.

 

  • \((3^1, 3^2,3^3, 3^4, 3^5, 3^7, 3^8, 3^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equiv (3, 9, 10, 13, 5, 15, 11, 16, 14, 8, 7, 4,12, 2, 6, 1) \pmod {17}\)
  • 이 순서대로 2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A_0 = \zeta^{9} + \zeta^{13} + \zeta^{15} + \zeta^{16}+\zeta^{8} + \zeta^{4} + \zeta^{2} +\zeta^{1}\)
    • \(A_1 = \zeta^3 + \zeta^{10} + \zeta^{5} + \zeta^{11}+\zeta^{14} + \zeta^{7} + \zeta^{12} +\zeta^{6}\)
    • \(A_0+A_1= -1\), \(A_{0}A_{1} = -4\), \(A_0>A_1\)
    • \(A_0 = \frac{-1 + \sqrt{17}}{2}\) , \(A_1= \frac{-1 - \sqrt{17}}{2}\)
  • 이번에는 4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B_0 = \zeta^{13}+ \zeta^{16}+ \zeta^4 + \zeta^1 \)
    • \(B_1= \zeta^3 + \zeta^5 + \zeta^{14} + \zeta^{12}\)
    • \(B_2= \zeta^9 + \zeta^{15} + \zeta^8 +\zeta^2\)
    • \(B_3 =\zeta^{10} + \zeta^{11} + \zeta^{7} +\zeta^{6}\)
    • \(B_0+B_2=A_0\), \(B_0B_2= -1\), \(B_0>0\)
    • \(B_0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B_2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 \(B_1+B_3=A_1\), \(B_1B_3= -1\), \(B_{1}> 0\)
    • \(B_1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B_3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 이번에는 8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C_0= \zeta^{16}+ \zeta^1\), \(C_4= \zeta^{13} +\zeta^4\), \(C_0 > C_1\)
    • \(C_0+C_4=B_0\), \(C_0C_4=B_1\)
    • \(C_0= \frac{B_0+\sqrt{B_0^2-4B_1}}{2}=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8}\)
    • \(C_4= \frac{B_0 - \sqrt{B_0^2-4B_1}}{2}\)
  • 이제 마무리
    • \(\zeta =\frac{{C_0} + \sqrt{{C_0}^2 - 4}}{2}\)
    • \(\cos \frac{2\pi}{17}=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16}\)

 

그러므로 정17각형은 작도가능하다!!

 

요약 :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지 알기 전에, 풀 수 있는건 도대체 무엇이 있나 탐색하는 시간이었다. 그 예로, 방정식 \(z^4+z^3+z^2+z^1+1=0\)과 \(z^{16}+z^{15}+\cdots+z+1=0\)의 해를 어떻게 제곱근기호를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방정식의 여러 해들을 지혜롭게(!) 결합시켜 얻은 새로운 수들이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정식을 찾았다. 그러면 방정식의 차수는 낮아지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희망이 싹틀때도 있다.

 

그런데 도대체 우리는 왜 이 방정식들을 이렇게 잘 풀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계속된다.

 

4부

지난 글에서는 방정식의 여러 해들을 잘 결합시켜 얻은 새로운 수들이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정식을 찾아내서 방정식의 차수를 낮추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희망이 싹틀때도 있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방정식의 해를 요리조리 결합시키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생각하는데서, 바로 군론의 아이디어가 싹트게 된다. 오늘은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z^4+z^3+z^2+z^1+1=0\)의 네 해는 다음과 같다는 것을 지난 번에 보였다.

 

\(\alpha_1=\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zeta\)

 

\(\alpha_2=\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zeta^2\)

 

\(\alpha_3=\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zeta^3\)

 

\(\alpha_4=\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zeta^4\)

 

여기서 \(\zeta=e^{2\pi i \over 5}=\cos\frac{2\pi}{5}+i\sin\frac{2\pi}{5}\).

 

 

이제 치환이라는 말을 정의하자. 치환이란 우리의 경우에는 네 개의 원소로 구성된 집합 \(\{\alpha_1,\alpha_2,\alpha_3,\alpha_4\}\)에 정의되는 전단사함수를 말한다. \(\alpha_1\)을 \(\alpha_3\)으로 보내고, \(\alpha_3\)을 \(\alpha_1\)로 보내고, \(\alpha_2\)와 \(\alpha_4\)는 그대로 두는 치환을 간단히 다음과 같이 쓰자.

 

\(\begin{pmatrix} 1 & 2 & 3 & 4 \\ 3 & 2 & 1 & 4\end{pmatrix}\)

 

방정식의 해의 대칭군은 해의 위치를 서로 바꿔주는 치환 중에서, 해들이 만족시키는 방정식의 대수적관계 (더 정확히는 유리계수다항식) 를 보존하는 것들로 정의된다.

 

가령 위의 네 해는 \(\alpha_1\alpha_4=\alpha_2\alpha_3=1\), \(\alpha_1^2\alpha_3=1\)와 같은 대수적관계들을 만족시킨다. 그러면 대칭군의 원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겠다.

 

\(\tau=\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3 & 4\end{pmatrix}\) 는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없는데, \(\alpha_1\alpha_4=1\) 임에 반하여, \(\tau(\alpha_1)\tau(\alpha_4)=\alpha_2\alpha_4\neq 1\)이기 때문이다.(\(\alpha_i=\zeta^i\) 임을 기억하자)

 

 

\(\alpha_1\alpha_4=\alpha_2\alpha_3=1\)라는 조건으로부터, \(\{1,4\}\)와 \(\{2,3\}\) 이 쌍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치환들만이 대칭군의 원소 후보가 될 수 있다.

 

\(\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1 & 3 & 2 & 4\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 ,\(\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4 & 2 & 3 & 1\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

 

그러나 여기서 \(\begin{pmatrix} 1 & 2 & 3 & 4 \\ 1 & 3 & 2 & 4\end{pmatrix}\)와 같은 경우는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없는데,  \(\alpha_1^2\alpha_3=1\) 임에 반하여, \(\tau(\alpha_1)^2\tau(\alpha_3)=\alpha_1^2\alpha_2\neq 1\)이기 때문이다.(\(\alpha_i=\zeta^i\) 이므로)

 

 

결국엔 다음의 네 가지 치환만이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있게 된다.

 

\(\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 ,\(\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

 

 

\(\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는 함수이므로, 이 녀석의 제곱이란 함수의 합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sigma=\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 로 두면,\(\sigma^2= \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  \(\sigma^3=\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 \(\sigma^4=\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 가 되어, 모든 원소가 \(\sigma\)로부터 얻어지게 된다.

 

즉 친숙한 군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와 비교하자면, \(\sigma\)는 좌향좌 또는 우향우와 같은 역할을 방정식의 해에 대하여 하고 있다. 크기가 4인 순환군이 된다.

 

 

또다른 예를 하나 더 생각해 보자.

 

\(x^4 - 10x^2 + 1=0\)의 네 해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alpha_1 = \sqrt{2} + \sqrt{3}\)

 

\(\alpha_2 = \sqrt{2} - \sqrt{3}\)

 

\(\alpha_3 = -\sqrt{2} + \sqrt{3}\)

 

\(\alpha_4= -\sqrt{2} - \sqrt{3}\)

 

 

이 경우엔 다음의 네 가지 치환만이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있게 된다.

 

\(\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 ,\(\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

 

그런데

 

\(x=\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로 쓰면, \(x^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

 

\(y=\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로 쓰면, \(y^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

 

\(z=\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로 쓰면, \(z^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

 

로 모두 제곱하면 항등원이 되어버리므로, 이 군은 절대로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와 같은 구조를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방정식 \(z^4+z^3+z^2+z^1+1=0\)와 \(x^4 - 10x^2 + 1=0\) 는 뭔가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 대칭군은 말해주고 있다.

 

 

 

방정식에서 체론으로

\(x^2+1=0\)

\(x^2+1=0\)

 

\(z^4+z^3+z^2+z^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