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 이론 입문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지난이야기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1) : 근의 공식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2) : 켤레복소수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3) : 풀 수 있는 방정식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4) : 방정식의 해와 대칭군
그간 너무 뻑뻑하고 진지한 글만 올린것 같아 오랜만에 즐거운 수학연재를 해볼까 한다. 마침 10월 25일이 갈루아의 생일이라기에, 갈루아이론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오래전에 군론입문을 쓴적이 있다.
-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2): 결합법칙
-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3):대칭의 언어
군론이란 바로 대칭의 언어임을 언급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대칭의언어, 군론의 이야기는 바로 방정식을 푸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차방정식
\(ax^2+bx+c=0\)
\(ax^2+bx+c=0\)의 근의 공식은
\(x=\frac{-b\pm \sqrt{b^2-4ac}}{2a}\) 이다. 중학교에서 가르쳐준다.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안 배웠을 것이다. 방정식 \(ax^3+bx^2+cx+d=0\)의 근의 공식은 3차,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 항목을 참조.
왜 안 배웠는지도 알 수 있고, 안 배우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4차방정식에 대해서는 쓰진 않겠다.
중요한 것은 2,3,4차 방정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근의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근의 공식이란 위에서처럼 방정식의 해를 계수의 사칙연산과 근호를 통하여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5차방정식 \(ax^5+bx^4+cx^3+dx^2+ex+f=0\) 의 근의 공식은 무엇일까? 6차방정식은? 7차 방정식은?
그러한 것은 없다. 위에 있는 2,3차 방정식처럼 \(a,b,c,d,e,f\)와 \(\sqrt{},\sqrt[3]{},\sqrt[4]{}, \sqrt[5]{}, \cdots\) 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공식이 없다는 말이다.
외계인이 있을까? 그런 것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순간 그것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은 그 난이도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찾아서 보여주면 되지만,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또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 또다른 이야기. 군론 즉, 방정식이 가지고 있는 대칭성이 5차이상의 방정식에 대하여 근의 공식이 있을수없다는 것을 말해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 현대입자물리학의 핵심개념이 된 대칭의 언어는 바로 이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찾아가는 모험에서 탄생하였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방정식과 대칭성의 연결고리를 찾아본다.
2부
제목을 갈루아이론 입문에서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로 변경하였다.
오늘은 대수방정식과 대칭성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실계수 방정식 \(x^2+1=0\) 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이 방정식은 실수 내에서는 해를 가지지 않으며, 해를 얻기 위해서는 허수라는 것을 실수에 집어넣어 실수를 복소수로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식한말을 약간 사용하자면, 복소수체 \(\mathbb{C}\) 는 실수체 \(\mathbb{R}\)의 체확장이라 한다) 이 방정식은 복소수 내에서 두 개의 해 \(\{i,-i\}\)를 가진다.
이제 켤레복소수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이다. 복소수 \(\alpha+\beta i\) (\(\alpha, \beta\)는 실수) 에 대하여 복소수 \(\alpha-\beta i\)를 켤레복소수라 한다. \(\alpha+\beta i\)의 켤레복소수를 취하여 \(\alpha-\beta i\)를 얻는데, 여기서 또한번 켤레복소수를 취하면 다시 \(\alpha+\beta i\) 를 얻게 된다. 복소수를 켤레복소수로 보내는 함수를 \(\sigma(z)=\bar{z}\) 라고 표현한다면, \(\sigma^2(z)=\bar{\bar{z}}=z\)가 된다. 이를 간략하게 쓰자면 \(\sigma^2=\operatorname{id}\) , 즉 켤레복소수를 취하는 것을 함수로 보아 자기자신과 합성을 하면 항등함수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원소 두 개짜리 군 \(\{\operatorname{id}, \sigma}\}\) 을 얻는다. 이를 유식하게는\(\text{Gal}(\mathbb{C}/\mathbb{R})=\{\operatorname{id}, \sigma}\}\) 라고 하지만, 차차 알아가도록 하자.
지금 방정식 \(x^2+1=0\)과 그 해집합 \(\{i,-i\}\) 그리고 복소수를 복소수로 보내주는 두 함수, 항등함수와 켤레복소수 함수로 만들어진 군 \(\{\operatorname{id}, \sigma}\}\)가 있다.
켤레복소수에 의하면, \(\sigma(i)=-i, \sigma(-i)=i\)에서 방정식 \(x^2+1=0\)의 해가 서로 위치를 바꾸는 것을 볼 수 있다.
군에 의하여 방정식의 해들은 그 내부에서 서로 바뀐다. 그러나 그 둘이 만족시키는 방정식 \(x^2+1=0\) 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변화속의불변’ – 대칭성이다. 한 방정식의 모든 해는 서로 변해도, 그들은 모두 여전히 같은 방정식을 만족시킨다.
좀더 일반적인 상황을 볼 수 있다.
본고사용 문제집책의 단골문제중 하나로 이러한 것이 있다.
복소수 \(\alpha+\beta i\) (\(\alpha, \beta\)는 실수)가 실계수방정식 \(f(x)=a_n x^n + a_{n-1} x^{n-1} + a_{n-2} x^{n-2} + \cdots + a_1 x + a_0 = 0\), (\(a_n\neq 0 \)) 의 해이면, 켤레복소수 \(\alpha-\beta i\)도 이 방정식의 해이다.
켤레복소수의 성질을 잘 쓰면 다음과 같이 간단히 증명된다.
(증명)
\(z=\alpha+\beta i\)라 두자. \(f(z)=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0\) 이다.
좌변과 우변에서 각각 켤레복소수를 취하면,
\(\overline{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a_n \bar{z}^n + a_{n-1} \bar{z}^{n-1} + a_{n-2} \bar{z}^{n-2} + \cdots + a_1 \bar{z} + a_0=0\) 을 얻는다.
따라서 \(f(\bar{z})=f(\alpha+\beta i)=0\) 이 된다. (증명끝)
하나의 해 \(\alpha+\beta i\)는 켤레복소수를 취하는 작업에 의하여 \(\alpha-\beta i\)로 변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방정식 \(f(x)=a_n x^n + a_{n-1} x^{n-1} + a_{n-2} x^{n-2} + \cdots + a_1 x + a_0 = 0\)의 해이다. 왜냐하면 방정식이 실수계수로 주어졌으므로, 켤레복소수를 취해도 방정식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들의 내부적인 위치변화만 있었을뿐, 방정식은 변하지 않았다.
\(\overline{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a_n \bar{z}^n + a_{n-1} \bar{z}^{n-1} + a_{n-2} \bar{z}^{n-2} + \cdots + a_1 \bar{z} + a_0=0\)
요약 : 방정식, 그 해집합, 그리고 군이 있다. 군은 해들의 위치를 서로 바꾸어준다. 그러나 방정식 자체는 변화하지 않는다.
방정식의 해들이 서로 위치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들여다보는데서, 대칭성의 이야기 즉 군론이 방정식의 이야기에 끼어들게 된다. 다음번에는 켤레복소수를 넘어 좀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3부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가를 생각해 보기 전에, 과연 어떤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것일까 한번 생각해 보자.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방정식 \(z^4+z^3+z^2+z^1+1=0\) 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풀수 있다.
양변을 \(z^2\)으로 나누면, \(z^2+z+1+\frac{1}{z}+\frac{1}{z^2}=0\) 을 얻게 된다.
\(y=z+\frac{1}{z}\) 로 치환하면, 원래의 방정식에서 다음 식을 얻을 수 있다.
\(z^2+z+1+\frac{1}{z}+\frac{1}{z^2}=(z+\frac{1}{z})^2+(z+\frac{1}{z})-1=y^2+y-1=0\)
방정식을 풀면,
\(y^2+y-1=0\)
\(y=\frac{-1\pm\sqrt{5}}{2}\)
\(y=z+\frac{1}{z}\) 로 치환하였으므로, \(z^2-yz+1=0\)가 만족된다.
따라서 \(z=\frac{y\pm \sqrt{y^2-4}}{2}\)
그러므로 네 개의 해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
이 과정을 거의 같지만 약간만 다르게 다시 써보자.
복소수의 지식에 의하면 \(\zeta=e^{2\pi i \over 5}=\cos\frac{2\pi}{5}+i\sin\frac{2\pi}{5}\) 는 처음에 주어진 방정식 \(z^4+z^3+z^2+z^1+1=0\)의 해이다. 그리고 이 방정식의 네 해는 \(\zeta,\zeta^2,\zeta^3, \zeta^4\)로 주어짐을 안다.
이 방정식을 풀 때,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y=z+\frac{1}{z}\) 로 치환하는 과정이었다.
이 치환을 통하면 우리는 \(y_1=\zeta+\zeta^4\) 를 새로운 하나의 수로 생각하고, \(y_2=\zeta^2+\zeta^3\)를 또 다른 하나의 수로 생각하는 셈이다.
그러면 \(y_1+y_2=\zeta^1+\zeta^4+\zeta^2+\zeta^3\)이므로 근과 계수와의 관계를 적용한다면, \(y_1+y_2=-1\) 를 얻는다.
그리고 \(\zeta^5=1\) 을 사용하면, \(y_1y_2=(\zeta^1+\zeta^4)(\zeta^2+\zeta^3)=\zeta^3+\zeta^4+\zeta^6+\zeta^7=\zeta^3+\zeta^4+\zeta^1+\zeta^2=-1\) 를 얻게 된다.
그러면 \(y_1\)과 \(y_2\)는 방정식 \(y^2+y-1=0\)의 해임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들을 가지고 지혜롭게 잘 섞어서 새로운 수 \(y_1=\zeta+\zeta^4\), \(y_2=\zeta^2+\zeta^3\) 를 만들면, 때때로 4차 방정식의 근들의 결합이 만족시키는 2차 방정식을 얻게 되고, 4차방정식을 2차방정식 두 번 푸는 문제로 바꿀 수 있게 된다.
16차방정식 \(z^{16}+z^{15}+\cdots+z+1=0\) 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그러나 이제부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zeta=e^{2\pi i \over 17}=\cos\frac{2\pi}{17}+i\sin\frac{2\pi}{17}\) 로 두자. 이 값을 대수적으로 구하는 것이 목표이다.
- \((3^1, 3^2,3^3, 3^4, 3^5, 3^7, 3^8, 3^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equiv (3, 9, 10, 13, 5, 15, 11, 16, 14, 8, 7, 4,12, 2, 6, 1) \pmod {17}\)
- 이 순서대로 2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A_0 = \zeta^{9} + \zeta^{13} + \zeta^{15} + \zeta^{16}+\zeta^{8} + \zeta^{4} + \zeta^{2} +\zeta^{1}\)
- \(A_1 = \zeta^3 + \zeta^{10} + \zeta^{5} + \zeta^{11}+\zeta^{14} + \zeta^{7} + \zeta^{12} +\zeta^{6}\)
- \(A_0+A_1= -1\), \(A_{0}A_{1} = -4\), \(A_0>A_1\)
- \(A_0 = \frac{-1 + \sqrt{17}}{2}\) , \(A_1= \frac{-1 - \sqrt{17}}{2}\)
- 이번에는 4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B_0 = \zeta^{13}+ \zeta^{16}+ \zeta^4 + \zeta^1 \)
- \(B_1= \zeta^3 + \zeta^5 + \zeta^{14} + \zeta^{12}\)
- \(B_2= \zeta^9 + \zeta^{15} + \zeta^8 +\zeta^2\)
- \(B_3 =\zeta^{10} + \zeta^{11} + \zeta^{7} +\zeta^{6}\)
- \(B_0+B_2=A_0\), \(B_0B_2= -1\), \(B_0>0\)
- \(B_0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B_2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 \(B_1+B_3=A_1\), \(B_1B_3= -1\), \(B_{1}> 0\)
- \(B_1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B_3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 이번에는 8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C_0= \zeta^{16}+ \zeta^1\), \(C_4= \zeta^{13} +\zeta^4\), \(C_0 > C_1\)
- \(C_0+C_4=B_0\), \(C_0C_4=B_1\)
- \(C_0= \frac{B_0+\sqrt{B_0^2-4B_1}}{2}=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8}\)
- \(C_4= \frac{B_0 - \sqrt{B_0^2-4B_1}}{2}\)
- 이제 마무리
- \(\zeta =\frac{{C_0} + \sqrt{{C_0}^2 - 4}}{2}\)
- \(\cos \frac{2\pi}{17}=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16}\)
그러므로 정17각형은 작도가능하다!!
요약 :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지 알기 전에, 풀 수 있는건 도대체 무엇이 있나 탐색하는 시간이었다. 그 예로, 방정식 \(z^4+z^3+z^2+z^1+1=0\)과 \(z^{16}+z^{15}+\cdots+z+1=0\)의 해를 어떻게 제곱근기호를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방정식의 여러 해들을 지혜롭게(!) 결합시켜 얻은 새로운 수들이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정식을 찾았다. 그러면 방정식의 차수는 낮아지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희망이 싹틀때도 있다.
그런데 도대체 우리는 왜 이 방정식들을 이렇게 잘 풀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계속된다.
4부
지난 글에서는 방정식의 여러 해들을 잘 결합시켜 얻은 새로운 수들이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정식을 찾아내서 방정식의 차수를 낮추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희망이 싹틀때도 있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방정식의 해를 요리조리 결합시키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생각하는데서, 바로 군론의 아이디어가 싹트게 된다. 오늘은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z^4+z^3+z^2+z^1+1=0\)의 네 해는 다음과 같다는 것을 지난 번에 보였다.
\(\alpha_1=\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zeta\)
\(\alpha_2=\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zeta^2\)
\(\alpha_3=\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zeta^3\)
\(\alpha_4=\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zeta^4\)
여기서 \(\zeta=e^{2\pi i \over 5}=\cos\frac{2\pi}{5}+i\sin\frac{2\pi}{5}\).
이제 치환이라는 말을 정의하자. 치환이란 우리의 경우에는 네 개의 원소로 구성된 집합 \(\{\alpha_1,\alpha_2,\alpha_3,\alpha_4\}\)에 정의되는 전단사함수를 말한다. \(\alpha_1\)을 \(\alpha_3\)으로 보내고, \(\alpha_3\)을 \(\alpha_1\)로 보내고, \(\alpha_2\)와 \(\alpha_4\)는 그대로 두는 치환을 간단히 다음과 같이 쓰자.
\(\begin{pmatrix} 1 & 2 & 3 & 4 \\ 3 & 2 & 1 & 4\end{pmatrix}\)
방정식의 해의 대칭군은 해의 위치를 서로 바꿔주는 치환 중에서, 해들이 만족시키는 방정식의 대수적관계 (더 정확히는 유리계수다항식) 를 보존하는 것들로 정의된다.
가령 위의 네 해는 \(\alpha_1\alpha_4=\alpha_2\alpha_3=1\), \(\alpha_1^2\alpha_3=1\)와 같은 대수적관계들을 만족시킨다. 그러면 대칭군의 원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겠다.
\(\tau=\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3 & 4\end{pmatrix}\) 는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없는데, \(\alpha_1\alpha_4=1\) 임에 반하여, \(\tau(\alpha_1)\tau(\alpha_4)=\alpha_2\alpha_4\neq 1\)이기 때문이다.(\(\alpha_i=\zeta^i\) 임을 기억하자)
\(\alpha_1\alpha_4=\alpha_2\alpha_3=1\)라는 조건으로부터, \(\{1,4\}\)와 \(\{2,3\}\) 이 쌍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치환들만이 대칭군의 원소 후보가 될 수 있다.
\(\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1 & 3 & 2 & 4\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 ,\(\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4 & 2 & 3 & 1\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
그러나 여기서 \(\begin{pmatrix} 1 & 2 & 3 & 4 \\ 1 & 3 & 2 & 4\end{pmatrix}\)와 같은 경우는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없는데, \(\alpha_1^2\alpha_3=1\) 임에 반하여, \(\tau(\alpha_1)^2\tau(\alpha_3)=\alpha_1^2\alpha_2\neq 1\)이기 때문이다.(\(\alpha_i=\zeta^i\) 이므로)
결국엔 다음의 네 가지 치환만이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있게 된다.
\(\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 ,\(\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
\(\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는 함수이므로, 이 녀석의 제곱이란 함수의 합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sigma=\begin{pmatrix} 1 & 2 & 3 & 4 \\ 2 & 4 & 1 & 3\end{pmatrix}\) 로 두면,\(\sigma^2= \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 \(\sigma^3=\begin{pmatrix} 1 & 2 & 3 & 4 \\ 3 & 1 & 4 & 2\end{pmatrix}\), \(\sigma^4=\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 가 되어, 모든 원소가 \(\sigma\)로부터 얻어지게 된다.
즉 친숙한 군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와 비교하자면, \(\sigma\)는 좌향좌 또는 우향우와 같은 역할을 방정식의 해에 대하여 하고 있다. 크기가 4인 순환군이 된다.
또다른 예를 하나 더 생각해 보자.
\(x^4 - 10x^2 + 1=0\)의 네 해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alpha_1 = \sqrt{2} + \sqrt{3}\)
\(\alpha_2 = \sqrt{2} - \sqrt{3}\)
\(\alpha_3 = -\sqrt{2} + \sqrt{3}\)
\(\alpha_4= -\sqrt{2} - \sqrt{3}\)
이 경우엔 다음의 네 가지 치환만이 대칭군의 원소가 될 수 있게 된다.
\(\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 ,\(\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
그런데
\(x=\begin{pmatrix} 1 & 2 & 3 & 4 \\ 2 & 1 & 4 & 3\end{pmatrix}\)로 쓰면, \(x^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
\(y=\begin{pmatrix} 1 & 2 & 3 & 4 \\ 3 & 4 & 1 & 2\end{pmatrix}\)로 쓰면, \(y^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
\(z=\begin{pmatrix} 1 & 2 & 3 & 4 \\ 4 & 3 & 2 & 1\end{pmatrix}\)로 쓰면, \(z^2=\begin{pmatrix} 1 & 2 & 3 & 4 \\ 1 & 2 & 3 & 4\end{pmatrix}\)
로 모두 제곱하면 항등원이 되어버리므로, 이 군은 절대로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와 같은 구조를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방정식 \(z^4+z^3+z^2+z^1+1=0\)와 \(x^4 - 10x^2 + 1=0\) 는 뭔가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 대칭군은 말해주고 있다.
방정식에서 체론으로
전에 쓴게 너무 오래되었지만 간략하게 요약을 하자면, 방정식의 해들이 가진 대칭성을 군론을 통하여 들여다보고 그로부터 방정식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방정식으로부터 군을 얻는 과정에서 생략한 개념을 말하려 한다. 바로 체와 체확장의 개념이다. 핵심을 말하자면, 방정식의 해로부터 체확장이라는 것을 얻고, 다시 체확장으로부터 군을 얻는다는 것이 뼈대이다. 즉 방정식->체확장->군의 과정을 밟아 방정식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군을 하나 얻은 뒤, 그것을 들여다보고 방정식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체(field)란 유리수, 실수, 복소수 처럼 사칙연산, 즉 더하기· 빼기·곱하기·나누기를 할 수 있는 대수적 구조를 말한다. 그리고 자주 사용되는 체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기호들을 사용한다:
유리수체 \(\mathbb{Q}\) (quotient에서 따옴), 실수체 \(\mathbb{R}\) (real), 복소수체 \(\mathbb{C}\) (complex).
체론(field theory)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체확장이라고 하는 것인데, 근의 공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개념이라 하겠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방정식 \(x^2+1=0\)를 풀게 되면, 실수체에 허수를 집어넣어 복소수로의 확장을 얻게 된다. 이런 경우, 복소수체 \(\mathbb{C}\)를 실수체 \(\mathbb{R}\)의 체확장이라 한다. 방정식의 계수들이 들어있던 체로부터 시작해서, 방정식을 풀어 그 해들을 체에 집어넣어주면 체확장을 얻게 된다. 일반적으로 체 K가 체 F를 포함할 때, 즉 \(F\subset K\)일때, K를 F의 체확장이라 한다.
유리수 계수를 갖는 기약인 다항방정식의 계수가 유리수체에 들어있는 것으로 이해하여, 유리수체의 확장을 얻는 예를 몇개 보도록 하자.
방정식 \(x^2-2=0\)가 있을때 그 해\(\{\sqrt{2},-\sqrt{2}\}\)들을 집어넣어주면, 새로운 유리수체의 확장 \(\mathbb{Q}(\sqrt{2})=\{a+b\sqrt{2}|a,b\in \mathbb{Q}\}\) 를 얻게 된다.
또다른 예로 방정식 \(x^3-2=0\)을 보자. \(x^3-2=(x-\sqrt[3]{2})(x-\omega\sqrt[3]{2})(x-\omega^2\sqrt[3]{2})\)로 인수분해된다. 여기서 \(\omega=\frac{-1+\sqrt{-3}}{2}\). 방정식의 해집합은 세 원소로 구성되며, \(\{\sqrt[3]{2}, \omega\sqrt[3]{2}, \omega^2\sqrt[3]{2}\}\)이다. 유리수체 \(\mathbb{Q}\)에 \(\sqrt[3]{2}, \omega\sqrt[3]{2}, \omega^2\sqrt[3]{2}\)를 집어넣는 것은, 사칙연산을 통하여 \(\sqrt[3]{2}, \omega\)를 넣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유리수체의 확장 \(\mathbb{Q}(\omega, \sqrt[3]{2})\) 를 얻게 된다.
\(x^4 - 10x^2 + 1=0\)의 해집합은 \(\{ \sqrt{2} + \sqrt{3}, \sqrt{2} - \sqrt{3}, -\sqrt{2} + \sqrt{3},-\sqrt{2} - \sqrt{3}\}\)이므로, 사칙연산을 통해 \(\sqrt{2},\sqrt{3}\)를 넣어주는 것으로 충분하고, 체확장 \(\mathbb{Q}(\sqrt{2},\sqrt{3})\)를 얻는다.
\(z^4+z^3+z^2+z^1+1=0\) 의 해집합 \(\{\zeta,\zeta^2,\zeta^3,\zeta^4\}\)은 여기서 \(\zeta=\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이고, 체확장 \(\mathbb{Q}(\zeta)\)을 얻는다.
다음 번에는 이러한 체확장으로부터 군을 얻는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다항식과 갈루아체확장
- (기약)다항식으로부터 얻어지는 해를 모두 추가하여 주어진 체를 확장시킬 수 있음
- 유리수체 \(\mathbb{Q}\)에서 정의된 다항식 \(x^3-2=0\)
- 해는 \(\sqrt[3]{2}, \omega\sqrt[3]{2}, \omega^2\sqrt[3]{2}\) 세 개가 존재
- 유리수체 \(\mathbb{Q}\)에 \(\sqrt[3]{2}, \omega\sqrt[3]{2}, \omega^2\sqrt[3]{2}\)를 집어넣으면 유리수체의 확장 \(K=\mathbb{Q}(\omega, \sqrt[3]{2})\) 를 얻음
- 이 때, 체 \(K\)는 유리수체 \(\mathbb{Q}\)위에 정의된 벡터공간이 되며, 벡터공간으로서의 차원은 \([K : \mathbb{Q}]=6\)이 됨
갈루아군
- 위에서 본 유리수체\(\mathbb{Q}\)의 확장 \(K=\mathbb{Q}(\omega, \sqrt[3]{2})\)
- 위의 정리에 따라 갈루아군의 원소들은 \(\sqrt[3]{2}\)와 \(\omega\)를 어디로 보내는가에 따라 결정
- \(\sqrt[3]{2}, \omega\sqrt[3]{2}, \omega^2\sqrt[3]{2}\) 는 유리계수방정식 \(x^3-2=0\)의 해이고, \(\omega\)와 \(\omega^2\)는 유리계수방정식 \(x^2+x+1=0\)의 해이기 때문
\(\operatorname{id}\) | \(\tau\) | \(\tau^2\) | \(\sigma\) | \(\sigma\tau\) | \(\sigma\tau^2\) | |
\(\sqrt[3]{2}\) | \(\sqrt[3]{2}\) | \(\omega\sqrt[3]{2}\) | \(\omega^2\sqrt[3]{2}\) | \(\sqrt[3]{2}\) | \(\omega^2\sqrt[3]{2}\) | \(\omega\sqrt[3]{2}\) |
\(\omega\) | \(\omega\) | \(\omega\) | \(\omega\) | \(\omega^2\) | \(\omega^2\) | \(\omega^2\) |
- \(\sqrt[3]{2}, \omega\sqrt[3]{2}, \omega^2\sqrt[3]{2}\) 가 같이 움직이고,\(\omega\)와 \(\omega^2\)가 같이 움직임을 볼 수 있음
- \(\text{Gal}(K/\mathbb{Q})=\{\operatorname{id}, \tau, \tau^2,\sigma, \sigma\tau, \sigma\tau^2\}\)이 됨
- 한편 원소의 개수가 6인 군은 두 개가 존재
- 크기가 6인 순환군
- 3개 원소로 이루어진 집합의 대칭군 (symmetric group)은 \(3!=6\) 개의 원소를 가짐
- 크기가 6인 순환군
- \(\text{Gal}(K/\mathbb{Q})=\{\operatorname{id}, \tau, \tau^2,\sigma, \sigma\tau, \sigma\tau^2\}\) 는 이 둘 중 어느 것일까 물을 수 있다
- 표를 이용하면 \(\sigma\tau^2=\tau\sigma\) 임을 알 수 있음
- \(\tau\sigma(\sqrt[3]2)=\tau(\sqrt[3]2)=\omega\sqrt[3]{2}\)이고, \(\tau\sigma(\omega)=\tau(\omega^2)=\omega^2\) 이므로 \(\sigma\tau^2=\tau\sigma\)
- 따라서 \(\sigma\tau\neq\tau\sigma\) 이고, 이 군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음
- 그러므로 \(\text{Gal}(K/\mathbb{Q})\simeq S_3\)
- 표를 이용하면 \(\sigma\tau^2=\tau\sigma\) 임을 알 수 있음
- 요약
- 방정식 \(x^3-2=0\) 으로부터 체확장 \(K=\mathbb{Q}(\omega, \sqrt[3]{2})\)을 얻었고, \(\text{Gal}(K/\mathbb{Q})=\{\operatorname{id}, \tau, \tau^2,\sigma, \sigma\tau, \sigma\tau^2\}\) 를 얻었음
- \(\text{Gal}(K/\mathbb{Q})=\{\operatorname{id}, \tau, \tau^2,\sigma, \sigma\tau, \sigma\tau^2\}\) 의 원소들이 \(\sqrt[3]{2}\)와 \(\omega\) 를 어디로 보내는지를 보면, 각각의 원소를 알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