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n면체의 각도에 관하여
친구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문제를 발견하여 조금 풀어봤습니다. 문제를 제가 이해한대로 다시 정리하면, n차원 공간 위에 n+1개의 점이 원점을 중심으로 반지름이 1인 초구 위에 놓여 있는데 이 점들은 모두 서로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합니다. 이때 가까운 두 점 사이의 각도 θ는 얼마일까?가 문제입니다. 각 점의 위치로 벡터를 정의하면, 두 점 사이의 각도는 두 벡터 사이의 각도를 뜻합니다.
n=1인 경우 각 점의 위치는 -1과 +1이고 θ는 π겠죠.
n=2인 경우 단위원에 내접하는 정삼각형의 꼭지점들이 답이며, 이때 θ는 2π/3입니다.
n=3인 경우 단위구에 내접하는 정사면체의 꼭지점들이 답이며, 각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theta=\cos^{-1}\left(-\frac{1}{3}\right)\approx 1.91 \approx 109.5^\circ\]
이 문제를 아주 깔끔하게 푼 걸 찾았는데요, 싸이트 이름은 1073741824.org이고 여기를 눌러서 보세요. 이걸 보셔야 아래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n이 3보다 큰 경우...인데 머리가 복잡해지죠;;; 간단히 생각해보면, 각 점들의 최적의 위치는 n차원 공간에서는 정n+1다면체의 꼭지점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위 싸이트의 풀이를 나이브하게 적용해보면 다음 결과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theta=\cos^{-1}\left(-\frac{1}{n}\right)\]
n을 무한대로 보내면 θ는 π/2가 됩니다. 좀더 직관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n=2에서 n=3으로 넘어갈 때를 봅시다. 그냥 처음부터 3차원 공간의 단위구 위에서 점이 3개였다가 4개로 늘어난다고 생각합시다. 점 3개만 있는 경우 이들이 서로 멀리 떨어지려고 한다면 대원 위에 있겠죠. 물론 정삼각형을 이루면서 말입니다. 그중 한 점의 위치를 고정시켰다고 해요. 나머지 두 점을 잇는 직선은 고정된 점과 원점을 잇는 직선에 수직이고요. 원점과 이 직선 사이의 거리가 위 답 중에 1/n, 즉 1/2에 해당합니다.
그 상태에서 점을 하나 추가합니다. 고정된 놈 말고 나머지 두 놈은 새로 들어온 놈하고 멀어지려 할테고 그러다보면 이 놈들끼리도 정삼각형을 만들 겁니다. 이 정삼각형은 고정된 놈과 원점을 잇는 직선에 수직이겠죠. 물론 고정된 놈과의 관계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이 새 정삼각형과 원점 사이의 거리는 1/3이 됩니다. 이 거리가 줄어들수록 고정된 놈과 다른 놈들 사이의 각도도 줄어들고 위에 쓴대로 1/n이라고 가정한다면 결국 n이 무한대일 때 θ는 π/2가 되겠죠.
하지만 이 나이브한 가정은 n=4에서부터 맞지 않습니다. 4차원 공간의 단위초구 위의 5개의 점들의 위치를 아래처럼 씁니다. \[ v_i =(\cos\theta_i,\sin\theta_i\cos\phi_i,\sin\theta_i\sin\phi_i\cos\alpha_i,\sin\theta_i\sin\phi_i\sin\alpha_i)\\ v_5=(1,0,0,0) \]
i는 1부터 4까지입니다. 위에서 '고정된 놈'이 여기서는 5번 점입니다. 4차원 공간 위의 정5면체(이런게 존재하나요?;;)라고 하면 여기서 모든 θi는 θ로 같다고 해도 됩니다. 나머지 φ들과 α들은 n=2,3인 경우에 얻은 결과를 그대로 이용합니다. 위에서 n=2에서 n=3으로 넘어가면서 고정된 놈을 제외하고 정삼각형이 다시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죠. 여튼 최소화하려는 함수를 다음처럼 씁니다. \[H=\sum_{i<j} v_i \cdot v_j = \frac{556}{81}\cos^2\theta+4\cos\theta-\frac{70}{81}\]
이걸 최소로 하는 θ를 구합니다. \[\theta=\cos^{-1}\left(-\frac{81}{278}\right) \approx 1.87 \approx 106.9^\circ\]
보시면 아크코사인 안에 1/4보다 큰 81/278이 들어있습니다. 이걸 보면 n이 커질수록 1/n보다 느리게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러면 n이 무한대일 때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