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엄띄엄 가우스 모형과 사인-고든 모형
개요
이번 통계물리 겨울학교의 주제는 '표면 상전이(surface phase transitions)'였습니다. 표면은 공간을 둘로 나누는 경계면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2차원 공간의 표면은 곡선, 3차원 공간의 표면은 곡면이 되겠죠. 물컵에 물이 반쯤 담겨있다고 합시다. 물과 공기를 가르는 표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컵을 가열하다보면 물이 끓으면서 표면이 점점 거칠어져서 표면을 잘 정의하기 힘들어집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평평한(flat) 표면과 거친(rough) 표면을 구분할 수 있고 이 두 표면 사이의 상전이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표면장력을 고려한 간단한 모형을 생각해봅시다. 다음과 같이 바닥에 정육면체 모양의 입자들이 쌓여있다고 합시다. 각 자리에 쌓인 입자의 개수, 즉 높이를 h라고 합니다. h는 정수겠죠.
이런 시스템의 상태는 각 자리에서의 h들만으로 기술됩니다. 어떤 상태가 갖는 에너지는 다음처럼 씁니다. \[E(h_1,\cdots,h_N)=J\sum_{\langle ij\rangle}(h_i-h_j)^2\]
입자가 쌓이는 자리는 모두 N개가 있고 이웃한 높이의 차이만이 에너지를 결정한다고 가정했습니다. 합 기호 아래의 꺽쇠는 이웃한 자리에 대해서만 높이의 차이를 구해서 더하라는 뜻입니다. 이 에너지가 가장 낮을 때 즉 0일 때에는 모든 h가 같습니다. 즉 모든 자리에서 입자의 높이가 똑같은, 아주 평평한 표면을 이루는 상태입니다. 표면이 거칠어질수록 이 에너지는 높아지겠죠.
이걸 띄엄띄엄 가우스 모형(discrete Gaussian model; DG) 또는 고체 위 고체 모형(Solid-On-Solid model; SOS)이라 부른답니다.
분배함수
이제 분배함수를 씁니다. \[Z_{DG}=\sum_{h_1=-\infty}^\infty \cdots \sum_{h_N=-\infty}^\infty e^{-\beta J\sum_{\langle ij\rangle}(h_i-h_j)^2},\ \beta=1/k_BT\]
처음에 h를 정수로 정의했는데요, 포아송의 덧셈 공식을 이용하여 다시 써줍니다. \[=\sum_{m_1=-\infty}^\infty \cdots \sum_{m_N=-\infty}^\infty \int_{-\infty}^\infty dh_1\cdots \int_{-\infty}^\infty dh_N e^{-\beta J\sum_{\langle ij\rangle}(h_i-h_j)^2+2\pi i\sum_i m_ih_i}\]
헷갈릴 수 있는데요, 분배함수의 첫번째 식에서 h는 정수지만 바로 위 식에서 h는 실수입니다. 대신 m이 정수죠. 위 식에서 m에 관한 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가우스 모형(Gaussian model)이라 부릅니다. 이 모형은 구면모형(spherical model)에서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m을 전하(charge)라고 부릅니다.
이제 여기에 전하의 밀도를 조절하는 퓨개서티를 도입합니다. 그리고 m들에 관한 합과 h들에 관한 적분을 편의상 다음처럼 줄여씁니다. \[Z_{DG}=\sum_{\left\{m\right\}} \int [Dh] e^{-\beta J\sum_{\langle ij\rangle}(h_i-h_j)^2+2\pi i\sum_i m_ih_i+\ln z \sum_i m_i^2}\]
z가 1보다 매우 작다고 가정합시다. 그럼 ln z 에 곱해진 값이 작아져야 하므로 m은 0이거나 +1, -1만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m에 대한 합만 따로 떼어 써보겠습니다. \[\sum_{m_i} e^{2\pi im_ih_i+(\ln z) m_i^2}\approx 1+z(e^{2\pi i h_i}+e^{-2\pi i h_i})\approx e^{2z\cos 2\pi h_i}\]
원래 분배함수에서 m에 관한 부분을 위와 같이 바꾸어쓴 것을 사인-고든 모형(sine-Gordon model; s-G)이라 부릅니다. \[Z_{s-G}=\int [Dh] e^{-\beta J\sum_{\langle ij\rangle}(h_i-h_j)^2+2z\sum_i \cos 2\pi h_i}\]
간단히 h에 관한 코사인 항의 역할을 생각해봅시다. 지수 위에 올라간 건 에너지 또는 해밀토니안과 부호가 반대이므로 에너지가 낮아지려면 h의 코사인 항이 커져야 합니다. 즉 h가 정수가 되도록 밀어주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처음에는 h가 정수인 DG 모형이었다가 여기에 PSF를 이용하여 h가 실수인 가우스 모형으로 만들되 정수 전하 m을 도입했는데, 이제 z가 매우 작다고 가정하여 m에 대한 합을 계산하여 결국 다시 h가 정수가 되는 힘이 작용하는 s-G 모형이 되었습니다. 이 힘은 z에 의해 조절되고요.
강의를 들을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다시 보니 왜 이런 짓(?)을 하는지 궁금해지네요;;; 왜 굳이 정수를 실수로 바꾸고 다시 거기에 정수를 선호하게 하는 조절변수를 도입하는지 말입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h를 실수로 정의하면 걍 가우스 모형으로 다 해결될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강의의 결론은 알고 있지만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생각을 더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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